유가 급등에도 2분기 전기요금 '동결' 가닥…산업용 개편도 제동
국제유가 급등에도 물가 부담에 동결 무게…산업용 요금 개편도 '부담'
카타르 리스크 터지며 전력 원가 상승 불가피…하반기엔 인상 가능성↑
- 나혜윤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로 국제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급등하며 전력 원가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그러나 연료비 반영 시차와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 등을 고려할 때 올해 2분기 전기요금은 동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단기적으로는 요금 인상이 억제되겠지만,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누적된 원가 부담이 하반기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산업계 부담 완화를 위해 추진되던 산업용 전기요금 개편 논의도 속도 조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정부와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는 23일 2분기(4~6월) 전기요금에 반영되는 연료비 조정단가를 발표한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최근 3개월간 유연탄·LNG 등 발전 연료 가격 변동을 반영해 kWh당 ±5원 범위에서 조정된다. 한국전력은 이미 2022년 3분기 이후 15개 분기 연속으로 상한선인 '+5원'을 적용해 온 상태로, 추가 인상 여력은 제한적이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은 급등세다. 미국·이란 간 충돌 여파로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있으며 아시아 LNG 현물가격(JKM)도 단기간에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두바이유 역시 지난해 평균 대비 큰 폭으로 오르며 전력 원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그럼에도 2분기 요금에 즉각 반영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제 연료가격이 실제 발전 단가에 반영되기까지는 일정한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통상 LNG는 약 2개월, 원유 연동 계약은 약 5개월가량의 시차를 두고 전력도매가격(SMP)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 급등한 가격은 2분기보다는 하반기 요금에 본격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여기에 중동 리스크는 추가적인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카타르 LNG 공급 시설이 이란의 공격으로 손상되면서 카타르에너지는 한국 등과의 장기 계약에 대해 불가항력 선언 가능성을 언급한 상태다. 정부에 따르면 한국은 전체 LNG 수입의 약 14%를 카타르에 의존하고 있다. 카타르산 공급이 차질을 빚을 경우 발전용 연료 확보 부담이 커지며 전기요금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한국은 민간 수입사보다 한국가스공사를 중심으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카타르산 물량 상당 부분을 도입하는 가스공사가 발전용 연료를 공급하는 구조이므로, 공급 축소 시 발전사로 향하는 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결국 전기요금 인상 요인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도 2분기 전기요금 동결 전망에 힘을 싣는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전반적인 물가 부담이 확대될 수 있어 정책적으로도 인상 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현재의 가격 흐름이 지속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전력도매가격은 LNG 발전 연료비에 크게 좌우되는데, 국제 LNG 및 원유 가격 상승은 수개월 후 한전의 전력 구매 비용 증가로 직결된다. 실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도 에너지 가격 급등 이후 약 3~5개월의 시차를 두고 전기요금 인상 압력이 본격화된 바 있다.
이 같은 흐름을 감안하면 3분기 이후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은 점차 커질 전망이다. 특히 여름철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와 맞물릴 경우 요금 조정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번 중동 사태는 산업용 전기요금 개편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간 시간대별 요금제와 지역 차등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산업계 부담을 일부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그러나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발전 원가 상승이 확실시되면서 산업용 전기요금을 낮추거나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의 개편을 추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력당국 입장에서는 원가 상승 국면에서 요금 인하 효과를 내는 정책을 병행할 경우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당초 이달 말로 예정됐던 개편안 발표가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개편 방향 자체가 '부담 완화'에서 '부담 관리'로 수정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전기요금 정책이 동결 후 인상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가격 충격을 흡수하되,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경우 결국 요금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도 에너지 가격 급등 이후 약 3~5개월의 시차를 두고 전기요금에 반영됐다"며 "이번에도 원가 상승이 요금에 반영되는 흐름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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