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구 "美 301조 결과 7월 중순 전망…대법 판결 전 관세 수준 복원 목표"
"韓 흑자는 美 제조업에 기여"…논리·통계로 관세 방어 총력
USTR, 16개국 제조업 '공급 과잉' 지적…"쿠팡 이슈와는 전혀 무관"
- 김승준 기자
(세종=뉴스1) 김승준 기자 =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2일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무역법 301조 조사와 관련해 "7월 중순 이후에는 301조 절차를 통해 미국 대법원의 상호관세 위헌 판결 이전의 관세 수준을 복원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여 본부장은 이날 언론과의 온라인 간담회에서 "일반적으로 301조 조사는 수개월에서 1년가량 사전 조사 과정이 필요하지만, 이번에는 4~5개월로 단축해 진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USTR은 미국 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에도 다른 국가들과의 무역 합의를 유지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판결 이전의 관세 수준을 복원하려는 시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했던 상호관세에 대해 위법 판단을 내렸다. 이후 미 행정부는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 수입품에 대한 '글로벌 관세'를 최대 150일 동안 한시적으로 부과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이 기간에 USTR이 무역법 301조 조사 등을 통해 새로운 관세 부과 근거를 마련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또 "USTR이 이번에 발표한 조사 외에도 추가적인 301조 조사를 통해 여러 국가와 협의를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며 "우선 현재 공식화된 조사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USTR은 11일(현지시간) 한국, 일본, 중국, 유럽연합(EU) 등 16개 경제주체의 과잉생산 등 불공정 무역 관행을 파악하기 위해 무역법 301조 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수입 금지와 관련한 별도의 301조 조사도 추가로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역법 301조는 1974년 제정된 미국 통상법 조항으로, 외국 정부의 정책이나 관행이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이라고 판단될 경우 미국 상업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뒤 관세 부과 등 대응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조사 대상 품목 외에도 광범위한 관세 부과 등 통상 조치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여 본부장은 이번 조사 성격에 대해 "제조업 공급 과잉을 주제로 한 조사"라며 "세부 산업 분야를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미국이 현재 무역 적자를 보고 있는 분야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관세 협상 과정에서도 한국의 무역 흑자와 관련한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 확대에 따라 중간재와 부품 수출이 늘면서 발생한 것"이라며 "한국이 미국 제조업 부흥과 경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을 미국 측에 설명해왔다"고 했다.
이어 "이번 조사 협의 과정에서도 한국의 무역 흑자가 미국 제조업 재건에 도움이 되는 부분을 통계와 논리를 통해 설명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USTR은 301조 조사 절차에 따라 관련 국가들에 협의를 요청했으며, 이해관계자의 서면 의견은 오는 17일부터 4월 15일까지 제출받는다. 이후 5월 5일부터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여 본부장은 "한미가 지난해 합의했던 이익 균형이 유지되고, 특히 수출에 있어 주요 경쟁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가겠다"며 "301조 조치가 추가로 개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긴밀한 협의를 통해 국익을 극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 본부장은 이번 301조 조사에 쿠팡 관련 사안이 포함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앞서 지난 1월 미국 내 쿠팡 투자사들은 한국 정부가 쿠팡을 부당하게 대우하고 있다며 USTR에 301조 조사 개시를 청원했으나, 해당 청원은 이달 9일 철회됐다.
여 본부장은 "이번 301조 조사는 공급 과잉 문제를 주제로 하는 것으로 쿠팡과는 전혀 관련 없는 사안"이라며 "다만 지난해 양국이 합의한 공동 설명 자료에 디지털 분야 비차별 원칙이 포함된 만큼 관련 통상 이슈가 마찰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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