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200조 넘는 한전, 억대 연봉자 비율은 매년 증가
[국감브리핑] 직원 줄고 고액 연봉자는 늘어…"성과급 재검토해야"
- 나혜윤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한국전력공사가 막대한 부채와 재무위기를 견디고 있는 가운데, 억대 연봉자 비율은 오히려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전 전체 직원 중 억대 연봉자 비율은 22.1%로 2020년(12.7%)보다 9.4%포인트(p)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인원수로는 2020년 2972명에서 2024년에 4982명으로 약 67.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직원 수는 2만 3396명에서 2만 2561명으로 줄었다. 신규 채용 인원 역시 2020년 1550명에서 2024년 601명으로 줄었다. 직원 수는 줄고 억대 연봉자는 늘어난 것은 신입 채용 축소와 고액 연봉 구조의 고착화를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전의 재무 상황은 악화일로다. 연결 기준 부채는 2020년 약 132조 5000억 원에서 2024년 약 205조 4000억 원으로 약 70조 원 증가했다. 별도 기준 부채 역시 같은 기간 약 60조 원에서 120조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한전은 매년 '경영평가 성과급'을 지급해 왔다. 한전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8조를 근거로 "성과급은 흑자 여부와 무관하게 경영실적평가 결과에 따라 지급된다"고 설명했다.
강득구 의원은 "법적 근거가 있다고 해서 재무위기 상황에서도 고액 성과급과 연봉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국민의 상식과 동떨어져 있다"며 "공공기관의 성과보상은 공익성과 재무건전성이라는 본래 취지에 맞게 운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전의 억대 연봉자 증가는 단순한 인건비 문제를 넘어 조직의 구조적 비효율과 세대 단절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신입 채용 축소, 인건비 집중, 성과급 관행이 맞물리면 장기적으로 조직의 활력과 혁신 역량이 저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 의원은 "공기업의 재무 악화가 결국 전기요금 인상 등 국민 부담으로 이어지는 만큼, 한전은 내부 보수체계와 성과급 지급 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고액 연봉 체계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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