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이끄는 에너지혁명"…기후산업박람회에서 본 미래 전환[르포]
부산에 전시된 '혁신 기술'…차세대 전력망·재생에너지·스마트 솔루션
폐기물 선별 로봇·재활용 자판기부터 HVDC까지 각종 신기술 선봬
- 나혜윤 기자
(부산=뉴스1) 나혜윤 기자
'AI혁명과 에너지혁명이 함께 가야 미래가 열린다'
부산에서 막을 올린 2025 기후산업국제박람회는 이 주제를 현실로 풀어내는 무대였다. 개막 슬로건은 전시장 곳곳에서 실체로 구현됐다. AI(인공지능) 기반 폐기물 선별 로봇부터 HVDC(초고압교류송전) 전력망 솔루션, 재생에너지 전환 기술까지, 정부의 정책 방향과 기업의 기술 혁신이 한 흐름 속에 놓여 있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국제에너지기구(IEA), 세계은행(WB)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행사에서 우리 정부는 AI 기반 에너지 혁신과 기후위기 대응 전략을 집중적으로 제시했다. 산업부를 비롯해 농림축산식품부, 과기정통부, 기상청, 산림청 등도 각각 세션을 맡아 재생에너지, 기상데이터, 탄소저감 기술을 논의했다.
부산 벡스코에 마련된 박람회장에는 AI, 전력망, 로봇, 신재생에너지 등을 주제로 △탄소중립관 △청정전력관 △기상기후산업관 △미래에너지관 △에너지 고속도로관 등 6개 전시관이 설치됐다. 삼성·LG를 비롯한 540여개 기업이 참여해 해상풍력, 수소, 전력망, 탄소저감 솔루션을 전시했다.
현장에서는 눈길을 끄는 기술들이 쏟아졌다. 청정전력관 고려아연 부스에선 로보틱스 기업 로보원의 'AI 폐기물 선별 로봇'이 전자폐기물 속 유가금속을 회수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로봇은 실제 산업 현장에서 자원 회수율을 높이고 효율성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현장에서 지켜본 로봇의 움직임은 AI가 자원순환을 바꾸고 있다는 점을 실감케 했다.
같은 청정전력관에선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도 부스를 마련해 한국형 전력 기술을 선보였다. 한수원은 신형 원전 'APR1400'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수원은 2017년 유럽사업자요건 인증과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의 표준설계인증을 획득한 기술로, 세계 시장에서도 안전성과 기술력을 인정받은 성과를 강조했다.
한전은 차세대 태양전지인 '페로브스카이트 박막형 태양전지', 미래 환경 배전에 적합한 배전계통 감시·제어 시스템(ADMS), 고용량 슈퍼커패시터 등 미래 전력망 솔루션을 선보이며 관람객의 관심을 모았다.
탄소중립관의 수퍼빈 부스에서는 재활용 자판기 '네프론'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투명 페트병을 투입하자 인공지능이 라벨 제거 여부를 판별했고, 즉시 포인트가 적립됐다. "쓰레기가 곧 자원이 된다"는 메시지를 시민 눈높이에서 보여주는 기술이다. 전국에 설치된 1000여 대는 이 같은 기술이 이미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음을 보여준다.
올해 신설된 에너지 고속도로관에는 국내 전력기자재 기업들이 대거 참여했다. 효성중공업은 독자 개발한 HVDC(초고압 직류 송전 시스템)와 온실가스 배출은 줄이고 절연 성능은 높인 초고입차단기 SF6 Free GIS를 선보였다.
LS일렉트릭과 LS전선은 '서해안 HVDC 프로젝트'에 투입될 기술을 전면에 내세웠다. LS일렉트릭은 국내 최초로 500MW급 전압형 HVDC 변환용 변압기를 개발해 인천 HVDC 변환소 적용을 앞두고 있다. HVDC는 기존 교류 대비 송전 손실이 적고 장거리 전송이 용이해 전력 고속도로라는 이름에 걸맞은 기술로 평가받는다.
특히 에너지 고속도로관은 단순한 기술 전시를 넘어,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과 직접 맞닿아 있다. 산업부는 지난달 '에너지 고속도로 추진단'을 출범시키고, 범부처 협의체를 가동해 부지 확보·인허가·규제 개선 등을 논의하고 있다.
내달 첫 전력망 위원회가 열리면 국가기간 전력망 지정과 세부 추진 방안이 확정된다. 전시장에서 공개된 HVDC와 전력망 솔루션은 곧 국가 에너지 인프라 확충의 핵심 수단으로 연결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기후산업국제박람회는 전자브로셔와 QR코드를 적극 활용해 불필요한 인쇄물을 줄여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다. 또 산림탄소흡수량 상쇄권(offset credit)을 구매함으로써 박람회 운영 중 발생할 수 있는 온실가스 배출을 상쇄하는 탄소중립형 박람회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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