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도급노동자, 하도급 제한하고 2년 계약·고용승계 보장

용역·민간위탁 통합 지침 시행, 계약 형식 관계없이 적용
노무비 공개·전용계좌 관리, 위반 땐 입찰 제한·계약 해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 소재 야외광장에서 직장인들과 함께하는 현장 간담회를 하고 있다.(고용노동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6.4 ⓒ 뉴스1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정부가 공공부문 도급·용역·민간위탁 노동자의 고용안정과 처우 개선을 위한 통합 보호기준을 시행한다. 외주업체 교체와 단기 계약 반복으로 이어진 고용 불안을 줄이고, 노동자 몫인 노무비가 이윤이나 일반관리비로 전용되는 관행도 막겠다는 취지다.

하도급 제한하고 2년 계약 원칙 세운다

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공공부문 도급 노동자 보호지침'을 시행한다. 기존 단순노무용역·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용역 보호지침과 민간위탁 노동자 보호 가이드라인을 하나로 통합해 계약 명칭과 관계없이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침은 공공부문 하도급을 원칙적으로 제한한다. 법령·조례에 예외 규정이 있거나 신기술·전문성 활용, 일시·간헐 업무 등 원도급자의 직접 수행이 현저히 어려운 경우에만 허용한다.

불가피하게 하도급을 할 때는 원도급자가 5명 이상으로 구성되고 외부위원 비율이 40% 이상인 적정심사위원회를 열어 필요성과 계약 조건, 노동자 고용 영향을 심사해야 한다. 심사를 통과해도 발주기관 승인을 받아야 한다.

발주기관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도급계약 기간을 2년 이상으로 보장해야 한다. 계약 기간은 노동자의 근로계약 기간과 같게 설정하고, 고용유지·승계도 원칙적으로 입찰조건과 계약서에 반영한다.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뉴스1 김기남 기자
노무비 공개하고 위반 땐 입찰 제한

원도급자는 계약 산출내역서에서 노무비를 별도로 구분해 작성하고, 노동자가 이를 알 수 있도록 공개해야 한다. 발주기관 등은 노무비 전용계좌 개설을 통해 임금과 퇴직급여 충당금 등을 구분 지급하도록 했다.

노무비는 임금과 퇴직급여 충당금 외 용도로 쓸 수 없다. 회사 이윤이나 일반관리비로 사용하거나 이익잉여금으로 환수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전자조달시스템을 통한 도급대금 지급 확대도 추진한다.

입찰 단계에서는 근로조건 이행확약서를 내야 하며, 계약서에는 계약 기간, 고용유지·승계, 임금 지급, 정보 공개, 위반 시 제재 등을 명시해야 한다. 발주기관은 계약 이행 여부를 수시 점검하고 관련 자료를 2년간 보관한다. 위반 사업자에게는 계약 해지·해제, 입찰참가 제한, 심사 감점 등의 제재가 가능하다.

같은 장소에서 발주기관·원도급 노동자가 일하면 구내식당, 화장실, 냉난방, 좌석, 출입 절차 등 기본 노동환경을 함께 개선하도록 했다. 동종·유사 업무의 교대제도 동일하게 운영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모든 공공부문 기관은 연 1회 이상 지침 준수 여부를 자체 점검하며, 노동부는 사업장 감독과 공공기관·지방공기업 경영평가 반영 등을 통해 이행력을 높일 계획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일하는 방식과 고용 형태가 달라도 노동의 가치와 권리는 다르지 않다"며 "공공부문부터 도급 노동자가 정당하게 대우받는 일터를 만들고 민간으로 확산하겠다"고 말했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