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만 빠진 3% 성장…반도체 호황 속에도 '신입 채용 절벽' 짙어진다
6월 지표는 버텼지만 청년 고용률 43.9%·실업률 7.0%로 악화
정부, 청년 전문인력 20만명+α·일자리 20만개 '회복방안' 준비
- 조용훈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반도체와 인공지능(AI) 호황에 힘입어 우리 경제의 올해 3% 성장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청년층은 일자리에서 소외되는 '고용 없는 성장'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성장의 과실이 첨단산업과 고령층·서비스업에 집중되는 사이 청년 고용지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경기 회복이 체감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3분기 중 첨단산업 청년 인재 양성과 20만개 이상의 청년 일자리 창출을 골자로 한 '청년 일자리 회복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AI 확산과 산업구조 변화 속에서 청년들의 첫 일자리를 실질적으로 늘릴 수 있을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29일 국가데이터에 따르면 6월 취업자는 2915만 4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6만 3000명 늘었고, 전체 실업률은 2.8%로 안정됐다. 전체 지표는 6월 기준 소폭 개선됐지만, 청년층만 정반대로 움직였다.
15~29세 청년층 고용률은 43.9%로 1년 전보다 1.7%p 떨어졌고, 청년 실업률은 7.0%로 0.9%p 상승했다. 반도체·수출 호황이 전체 지표를 떠받치는 사이, 노동시장 '첫 관문'인 청년·신입 채용만 유독 좁아지는 모양새다.
고용보험과 행정 통계를 보면 이런 흐름은 더 선명하다. 최근 몇 년 사이 30세 미만 고용보험 가입자가 줄고, 대기업 신규 채용 규모도 전년 대비 30~40% 감소했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공채 폐지와 수시·경력직 중심 전환 속에 대학 졸업 직후 도전할 수 있는 '신입 정규직 자리'는 빠르게 줄어드는 반면, 인턴·계약·파견 형태 단기 일자리는 늘고 있다는 게 현장의 체감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최근 한 방송에서 이런 변화를 "AI 혁명이 가져온 신입 채용 절벽"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신입을 뽑는 건 현격히 줄어들었고, 인턴이 하던 일은 AI가 다 할 수 있다며 인턴 기회 자체가 많이 사라졌다"며 "개별 기업은 경력자만 찾고 처음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신입 채용 절벽이 AI 혁명이 가져온 고용 시장 충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엄빠 찬스가 아니라 나라 찬스를 써야 한다"며 정부가 청년들의 첫 경력을 2~3년간 직접 지원하는 '대한민국 찬스(가칭)' 제도를 구상 중이라고 밝히고, 공공이 첫 경험·첫 발자국을 조직해 비용을 대고 이후 중소기업·스타트업이 이들을 경력자로 채용하는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성장률 상향도 청년·신입 채용 절벽 논의를 키웠다.
이달 발표된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정부는 올해 실질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3.0%로 1.0%p 올렸지만, 취업자 증가 전망은 오히려 16만명에서 15만명으로 낮췄다.
반도체·IT 중심 수출 호황과 설비투자 회복이 성장률을 끌어올리지만, 고용유발계수가 낮은 첨단 제조·자동화 산업이 중심인 만큼 대규모 고용 창출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고용노동부가 이날 개최한 '고용동향 점검회의'에서도 AI·반도체 호황이 청년 일자리를 비껴가는 구조에 대한 경고가 잇따랐다.
노동부는 인공지능(AI) 노출도가 높은 직무의 산업·연령별 고용 변화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한국형 카나리아 대시보드'를 통해 AI 고용 충격을 상시 감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AI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 진행되고 있는 현실"이라며 "잠시 숨 고르는 청년들이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정책 수단과 전달체계를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노동부는 20·30 '쉬었음' 인구가 70만명을 넘어서고, 일할 기회조차 잡지 못하는 청년이 늘고 있는 상황을 "단순한 통계를 넘어 우리 경제 지속가능성과 생산성을 직접 위협하는 구조적 과제"로 규정했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반도체 등 청년 수요가 높은 분야에서 기업 주도 직업훈련과 현직자 멘토링을 제공하는 'K-뉴딜 아카데미', 장기 휴직 상태 청년 맞춤형 AI 기초프로그램 등을 확대해 청년들이 AI 시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3분기 중 '청년 일자리 회복 방안'을 통해 이런 청년 고용 없는 성장에 대응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관계 부처 합동 일자리전담반을 통해 첨단 산업 청년 전문인력 20만명+α 양성, 민간·공공 부문 청년 일자리 20만개 이상 창출, 신산업·과학기술·문화·금융 등 선호 분야 일자리 발굴과 채용 연계 일경험 확대 등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내 연구기관은 청년·제조업·건설업에 고용 조정이 집중되는 'K자형 성장' 양상을 경고하며, 청년의 첫 경력을 공공이 어떻게 설계·지원할지가 3% 성장 시대 한국 경제가 성장과 고용을 함께 끌어올릴 수 있을지를 가를 핵심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joyonghu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