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원·프리랜서 '최저보수제' 검토…최저임금 결정방식도 개편 추진
노동부, 근로기준법 밖 노동자 위한 별도 최저보수 제도 틀 설계 착수
현행 최저임금 결정지표·위원회 운영 한계 짚고 상시 조사기구 검토
- 조용훈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정부가 배달원·프리랜서 등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최저보수제' 도입 검토에 착수했다.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별도 적용 논의가 무산된 이후, 기존 최저임금 제도의 사각지대를 보완할 새로운 보호 기준 마련에 나선 것이다.
동시에 최저임금 결정 기준과 최저임금위원회 운영 방식도 손질한다. 매년 반복되는 노사 갈등과 단기 심의 구조를 개선해 최저임금 제도의 객관성과 수용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2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노동부는 최근 '새로운 고용형태에 대한 최저보수 도입 방안', '최저임금 결정기준 합리화 및 운영방식 개선에 관한 연구' 두 건의 정책연구용역 입찰을 공고했다.
두 과제는 오는 12월까지 5개월간 진행된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플랫폼 종사자, 프리랜서 등 근로기준법 밖 종사자에게 현실에 맞는 일정 수준 보수를 보장할 제도 틀과 최저임금 결정기준·위원회 운영의 객관성과 합리성을 높이는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것이 목표다.
새로운 고용형태 관련 연구는 적용대상 범위를 정하고, 보호 필요성, 시장 영향, 이행·관리 여건을 함께 따져 우선 적용대상을 선정하는 작업부터 시작한다.
노무제공 구조, 업무 특성, 보수체계를 종합해 보수 산정기준과 적용방식을 설계하고, 이를 뒷받침할 법·제도 집행체계, 국내외 유사 제도·해외 최저보수제 사례 분석까지 포함한다.
사실상 최저임금법상 근로자 범위 확대 대신 별도 최저보수제를 통해 특고·플랫폼 노동자를 포섭할 수 있는지 검토하는 과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노동계가 요구해온 '최저임금 직접 적용'과 달리 경영계와 일부 전문가는 업종별·직종별 최저보수 기준을 제시해 왔고, 이런 안이 제도화 논의의 한 축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최저임금법상 근로자 개념을 건드리지 않은 채 최저보수제만 손볼 경우, 법 적용 범위와 책임 주체를 둘러싼 새로운 분쟁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저임금 결정기준 연구는 현행 최저임금 적용·결정기준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와 그 한계를 짚고, 최저임금위원회 구성·운영, 제도의 현장 수용성을 분석해 개선안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상시적 조사·연구, 제도개선 논의를 수행할 체계를 마련하는 방안, 해외 사례 분석, 제도개선 태스크포스 운영 구상이 포함돼 매년 여름 단기·집중 심의에 의존해 온 구조를 상시 논의체에 가깝게 바꾸려는 시도라는 평가다.
상설 조사기구를 최저임금위 내부에 둘지, 별도 국책연구기관이나 정부 산하기관에 둘지도 노사 간 이해가 갈릴 수 있는 대목으로 꼽힌다.
이번 용역은 2027년 적용 최저임금이 시급 1만 700원으로 의결되는 과정에서 불거진 논쟁의 연장선에 있다.
최저임금위는 올해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별도 적용 안건을 공식 논의했지만 표결 끝에 부결됐고, 공익위원들은 결정 직후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도급제 근로자를 반영할 제도개선 추진단 설치와 적용범위·결정기준 전반에 대한 연구를 정부에 권고했다.
노동계는 "870만 노동자를 외면했다"고 반발했고, 사용자 측은 업종별·고용형태별 차등 적용 필요성을 주장하는 등 최저임금 제도 설계 자체를 둘러싼 논쟁이 커진 상황이다.
연구결과는 내년 상반기 최저임금 제도개선 논의와 법·제도 개편안으로 이어져 2028년 최저임금 심의부터 일부 반영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도급·플랫폼 직종에 대한 최저보수 시범적용, 최저임금위 내 상설 조사·연구 조직 설치, 공익위원 심의촉진구간 산정방식 조정 등이 구체화될 경우 노사와 정치권의 추가 공방도 불가피해 보인다.
이번 용역이 '최저임금 적용 확대'와 '별도 최저보수제 도입' 사이에서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한국형 최저임금제도의 경계와 보호 범위가 다시 그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노동부 관계자는 "새로운 고용형태 확산과 매년 반복되는 최저임금 갈등을 고려하면, 적용대상과 결정방식 전반을 재점검해 제도를 더욱 예측 가능하고 공정하게 만드는 논의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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