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안 주려 364일 계약"…지자체 '채용 꼼수' 무더기 적발

퇴직금 미지급·수당 차별 등 113건 적발
하반기 공공부문 200곳도 정기감독 추진

고용노동부 전경 2025.11.28 ⓒ 뉴스1 김승준 기자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고용노동부가 비정규직 쪼개기 계약 관행이 의심되는 기초자치단체 30곳을 감독한 결과 28곳에서 노동관계법 위반이 적발됐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3월 11일부터 실시한 '지방정부 비정규직 노동조건 준수 기획감독' 결과 기초자치단체 30곳 중 28곳에서 총 113건의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을 적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감독은 국무조정실의 공공부문 기간제 노동자 계약실태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11개월 이상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 비중이 높거나 쪼개기 계약 관행이 의심되는 지방정부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주요 위반사항은 형식적인 단기계약 반복으로 사실상 1년 이상 연속 근무한 기간제 노동자에 대한 퇴직금 미지급, 기간제 노동자에 대한 수당 미지급 등 차별적 처우, 성희롱 예방교육 미실시 등이었다.

구체적으로 1개 기관에서는 기간제 노동자 1명에게 퇴직금 250만 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3개 기관에서는 기간제 노동자 66명에게 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아 1억 원 규모의 차별적 처우가 확인됐다.

기간제 노동자 차별 사례도 적발됐다. 일부 기관은 동종 또는 유사업무를 수행하는 기간제 대체인력 노동자에게 공무직 노동자가 받는 직무수당, 가족수당, 명절상여금, 정근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았다. 다른 기관은 합리적 사유 없이 동일·유사업무를 수행하는 기간제 노동자 44명에게 복지포인트를 주지 않았다.

모든 감독 대상 지방정부에서는 단기·반복 계약, 사전심사제 미실시 등 불합리한 고용관행이 확인됐다. 27개 기관에서 11개월 이상 1년 미만 계약 노동자는 2117명이었고, 364일 계약 노동자도 1833명으로 집계됐다.

7개 기관은 파견·용역 노동자에 대한 채용 사전심사제를 도입하지 않았다. 3개 기관은 사전심사제를 도입하고도 이를 거치지 않고 기간제 노동자 240명을 채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채용 사전심사제는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 남용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비정규직을 채용할 수 있도록 지난 2018년 도입된 제도다.

10개 기관은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남녀고용평등법 시행령은 사업주가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을 연 1회 이상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노동부는 법 위반 사항에 대해 즉시 시정지시를 내렸다. 시정에 불응하는 기관에 대해서는 사법처리 등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쪼개기 계약 등 불합리한 고용관행에 대해서도 개선될 때까지 현장지도를 반복 실시하기로 했다.

노동부는 지난 4월부터 공공부문 불합리 관행 온라인 상담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상담센터 제보 사업장과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임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하반기에는 지방정부뿐 아니라 공공기관, 자회사 등 전체 공공부문 200곳을 대상으로 비정규직 정기감독을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달 29일에는 제도 시행 7년 만에 '공공부문 비정규직 채용 사전심사제 운영방안' 개정안도 시행했다. 개정안에는 사전심사제 대상을 확대하고 외부위원을 포함해 비정규직 남용을 사전에 방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노동부는 감독 과정에서 다수 지방정부가 노동관계법령이나 판례 변경 사항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금품 미지급 등 법 위반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통상임금 산정 등 관계법령 안내와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공공부문의 쪼개기 계약 등은 더 이상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용인될 수 없다"며 "온라인 상담센터 제보 등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청취하고 공공부문 감독을 강화해 불합리한 고용관행을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seohyun.sh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