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개입 가능성에 노조 '집단 연차' 시나리오…삼성 총파업 긴장 고조
金 총리 "국민경제 보호 위해 긴급조정도"…개입 가능성 첫 언급
노조 '집단 연차'로 우회 가능성…"현실성 없어…쟁의 목적 분명"
- 김승준 기자
(세종=뉴스1) 김승준 기자 =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해 삼성전자(005930) 노조의 총파업을 제한할 경우, 노조가 이에 대응해 '집단 연차 휴가'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가정에 가까운 시나리오로, 현실화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원칙적으로 연차휴가는 노동자 개인의 권리지만, 특정 요구 관철을 위해 집단으로 사용할 경우 노동조합법상 '쟁의행위'로 판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 판례에서도 집단 연차 사용이나 초과근로 거부 등 이른바 '준법투쟁'이 쟁의행위로 해석된 사례가 적지 않다.
18일 경영계 안팎에 따르면 삼전 노조의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정부가 노동조합법상 '긴급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 내부에서도 처음으로 '긴급조정권' 가능성이 공식 언급됐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전날(17일) 긴급 대국민담화를 통해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부는 국민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역시 김 총리 발언이 정부 공식 입장이라는 점을 확인하며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김 총리 담화 직후 가진 춘추관 브리핑에서 "총리가 말씀하신 내용이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노동조합법 76조는 쟁의행위가 국민경제를 현저히 해치거나 국민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을 경우 고용노동부 장관이 긴급조정을 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긴급조정 결정이 공표되면 쟁의행위는 즉시 30일간 중단돼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정부가 최후의 카드로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경우, 노조가 이에 맞서 '집단 연차'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거론된다.
집단 연차 사용이나 규정 근무시간 준수, 안전 규정 엄수 등을 통해 법과 규정의 틀 안에서 사용자 부담을 높이는 방식은 통상 '준법투쟁'으로 불린다. 다만 이번 삼성 노사 갈등 국면에서는 이러한 집단 연차가 단순한 준법투쟁으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대법원 역시 다수 근로자가 노사 요구사항 관철을 목적으로 조직적으로 연차를 사용하거나 초과근로를 거부하는 경우, 형식상 합법적 행위라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쟁의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종영 조은노무법인 소속 노무사는 "집단적 연차휴가 사용을 쟁의행위로 해석한 판례가 적지 않다"며 "(쟁의 행위를 제한하는) 긴급조정 명령이 내려진 경우의 집단 연차는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연차 사용 자체는 노동자의 개인 권리지만, △요구사항 관철 목적 △집단성·조직성 △실질적인 업무 차질 등이 인정될 경우 법적으로는 쟁의행위로 판단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노조의 조직적 지시 없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연차를 사용할 경우에는 사측이 근로기준법상 '시기변경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근로기준법 60조 5항은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주는 경우 사용자는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시기변경권은 예외적으로만 인정되는 권한인 만큼, 연차 사용이 제한된 노동자들이 별도의 소송이나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긴급조정권 발동 이후에도 또 다른 노사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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