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근로자에 수당 최대 10% 더"…공공 비정규직 '공정수당' 도입
퇴직금 회피 목적 '쪼개기 계약' 원칙적 금지…상시 업무 정규직 전환 유도
1년 미만 노동자에 8.5~10% 추가 수당…근무 기간 짧을수록 보상률 상향
- 나혜윤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정부가 공공부문에서 퇴직금 회피 목적의 '쪼개기 계약'을 막기 위해 1년 미만 계약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단기계약 노동자에게 최대 10% 추가 수당을 지급하는 '공정수당'을 도입한다. 공공부문 기간제 노동자의 절반이 1년 미만 계약에 머무는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 대책'을 보고하고, 공공부문부터 단기계약 관행을 개선하고 임금 보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고용체계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공공부문이 '모범 사용자'로서 단기계약 관행과 처우 개선을 선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부가 지난 2~3월 약 2100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 공공부문 기간제 노동자는 약 14만 6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약 7만 3000명이 1년 미만 계약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년 미만 노동자 중에서도 6~9개월(36.1%), 9~12개월(33.4%) 구간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11개월 이상 단기계약도 15.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사실성 '퇴직금 회피성 계약' 가능성이 구조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임금 수준도 격차가 확인됐다. 기간제 노동자의 평균 정액임금은 월 289만원이지만 1년 미만 단기계약 노동자는 월 280만원으로 더 낮았다. 또 동일 직종이라도 소속 기관에 따라 임금 차이가 발생했고, 정규직(공무직)과 비교할 경우 복지포인트, 식대, 명절상여금 수령 비율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우선 퇴직금 회피 등을 목적으로 한 '쪼개기 계약'을 근절하기 위해 1년 미만 계약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쪼개기 계약은 근로계약 기간을 1년 미만으로 나눠 반복 체결함으로써 퇴직금 지급을 피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상시·지속 업무는 정규직으로 고용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만 사전심사를 거쳐 예외적으로 단기계약을 허용한다.
이를 위해 비정규직 채용 사전심사제를 강화하고, 심사 과정에 외부위원 참여를 의무화하는 등 제도 운영을 내실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상시·지속 업무임에도 단기계약을 반복해온 노동자에 대해서는 정규직 전환을 적극 유도하고, 과거 전환 결정이 이뤄지지 않은 기관에 대해서도 신속한 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단기계약 노동자의 고용불안정성을 보상하는 '공정수당' 도입이다.
공정수당은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에게 계약기간에 따라 기준임금의 8.5~10%를 추가 지급하는 제도로, 고용이 불안정한 단기 근로자일수록 추가 수당을 지급하는 개념이다. 공정수당은 계약 만료 시 일시 지급된다.
공정수당은 개별 노동자의 실제 임금을 기준으로 비율을 적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최저임금의 약 118% 수준인 생활임금 평균(약 254만 5000원)을 기준금액으로 설정한 뒤 여기에 근무기간별 보상률 8.5~10%를 적용해 정액으로 지급하게 된다. 임금 수준과 무관하게 동일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단기계약 노동자의 고용불안정성을 보전하고 장기계약을 유도하려는 취지다.
구체적인 보상률은 총 6단계 정액 구조로 설계됐다. 1~2개월 계약자는 10%(38만 2000원), 3~4개월 9.5%(84만 6000원), 5~6개월 9.0%(126만 원)이다. 6개월 이후에는 8.5% 정률이 적용되지만, 실제 지급액은 근무기간에 따라 달라진다. 7~8개월은 162만 2000원, 9~10개월은 205만 5000원, 11~12개월은 248만 8000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공정수당은 약 38만원에서 최대 248만원 수준까지 지급될 수 있어, 단기계약 노동자의 소득 보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고용불안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는 동시에 기관이 장기계약을 유도하도록 유인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번 도입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똑같은 일을 하는데 고용이 안정된 사람은 더 많이 받고, 고용이 불안한 사람일수록 (임금을) 덜 준다"고 지적한 데 따른 후속 성격도 있다. 이 대통령은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에도 근무 기간에 따라 기본급의 5~10%를 공정수당으로 책정해 퇴사 시 일시금으로 차등 지급하는 방식을 도입한 바 있다.
이번 대책에선 공공부문 기간제 노동자에 대한 임금 체계 개편도 병행된다.
정부는 기간제 노동자의 임금이 일정 수준에 미달할 경우 이를 보전하기 위해 '적정임금'을 도입하고, 2027년 예산에 반영할 계획이다. 적정임금 기준은 생활임금 평균 수준인 최저임금의 약 118%로 설정됐다. 이는 단순히 최저임금 수준을 넘어서 공공부문 내 임금 격차를 완화하고, 노동가치에 상응하는 보상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고용 구조 전반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노동자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공공부문에서 해당 채용을 제한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채용 사전심사제를 통해 필요성 여부를 심사받고록 한다. 이 경우에도 주휴수당 등 추가비례 지급을 조건으로 해 비용절감 등을 목적으로 초단시간 노동자를 채용하지 않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또 공공기관별 비정규직 규모와 비중을 공공기관(ALIO) 및 지방공기업 시스템(클린아이)을 통해 관리하고, 비정규직 비중이 일정 수준 이상 증가할 경우 그 사유를 필수 공시 대상에 포함해 공개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대책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관리 장치도 마련된다. 정부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와 지방공기업 평가에 비정규직 고용 관련 지표를 반영해 기관의 책임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매년 정기 실태조사를 실시해 고용 형태, 임금 체계, 계약기간 등을 점검하고, 조사 과정에서 불공정 관행이 확인될 경우 지도·감독을 병행한다. 이와 함께 온라인 상담센터를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충을 상시 접수하고, 법 위반 사항이 확인될 경우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공공부문이 먼저 고용관행을 개선하고, 이 같은 성과를 민간으로 확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공공부문이 선도적으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불공정한 고용관행을 바로잡고, 합리적인 처우개선을 통해 모범이 되어야 한다"면서 "공공부문의 성과가 민간부문까지 확산되어 일하는 국민 누구나 일터에서 존중받고 땀의 가치에 맞게 대접받는 일터 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freshness410@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