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영훈 노동부 장관 "협력사 거쳐 원청 대기업 이직하는 길 열겠다"

"첫 진입 어렵다면 협력사로…실력 쌓아 원청 대기업 갈수 있도록"
정부, 2700억 투입 '고용 격차' 해소…K-뉴딜 아카데미 등 가동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7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뉴스1 박지혜 기자

(세종=뉴스1) 대담=국종환 경제부장 나혜윤 기자 = 앞으로 대기업 협력업체에서 경력을 쌓은 청년이 실력을 인정받으면 원청(대기업)으로 자리를 옮길 수 있는 '취업 사다리'가 마련된다.

예를 들어 SK하이닉스 협력사에서 실무를 익힌 뒤 본사로 이직할 수 있는 경로를 정부와 기업이 직접 설계하는 방식이다. 하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완화하고, 협력사를 대기업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7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대기업 진입이 어렵더라도 협력사에서 능력을 입증해 원청으로 갈 수 있는 루트를 만들겠다"며 "이를 위해 'K-뉴딜 아카데미' 등 청년 지원 사업에 약 27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이처럼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취업 사다리 모델 구축에 나선 것은 40만 명에 육박하는 '쉬었음'(취업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상태)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단순한 일자리 매칭을 넘어, 대기업 훈련부터 원청 이직까지 연계되는 고용 체계를 설계해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쉬었음' 청년 40만 시대…진입 지연 '상흔효과' 차단

최근 청년층의 노동시장 이탈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0년대 초 20만 명대였던 '쉬었음' 청년 인구는 최근 40만 명을 돌파하며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첫 직장을 얻기까지 1년 이상 걸리는 비중도 30%를 상회한다. 노동시장 진입 자체가 늦어지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초기 진입 지연이 평생 소득에 악영향을 미치는 '상흔효과'(scarring effect)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 장관은 이러한 상황을 "인공지능(AI) 확산과 전통 산업의 저성장이 맞물린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학교 교육과 현장 역량 사이의 괴리를 메우지 못하면 청년들이 갈 곳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현장 중심 직무훈련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7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뉴스1 박지혜 기자
대기업 인프라 활용한 'K-뉴딜 아카데미'가 핵심 엔진

정부가 내세운 취업 사다리의 핵심 엔진은 'K-뉴딜 아카데미'다. 대기업의 우수한 교육 시스템과 현장 훈련(OJT)을 활용해 청년들을 즉시 투입 가능한 인재로 양성하는 구조다.

김 장관은 "대기업이 커리큘럼을 제공하면 정부가 교육비를 지원하는 방식"이라며 "특히 일 경험이 전혀 없는 청년이라도 '국민취업지원제도 1유형'을 통해 정책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문턱을 대폭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는 경험 부족으로 지원조차 포기했던 사각지대를 보완해 미취업 청년들의 접근성을 넓히기 위한 조치다.

협력사 '인재 양성 거점' 육성…노동시장 선순환 정착

이번 정책은 단순히 청년 취업에만 그치지 않고 협력업체의 구인난 해소와 산업 전반의 체질 개선까지 겨냥하고 있다.

김 장관은 "협력사에서 경험을 쌓고 일부가 원청으로 이동하는 구조가 정착되면 협력사 역시 '인재 양성의 거점'이라는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 같은 사다리 모델을 조선업과 건설업 등 인력난이 심각한 업종에 우선 적용할 방침이다.

김 장관은 "최근 '르네상스'를 맞은 조선업처럼 기업이 직접 청년을 육성하려는 움직임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산재나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하고 꽉 막혀 있던 경력 경로를 뚫어준다면 능력에 따라 상향 이동이 가능한 선순환 구조가 반드시 구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freshness41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