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고춧잎, 혈당 관리 식품으로 재탄생…농진청, '원기2호' 상품화

8개 업체 기술이전 완료…고춧잎 고부가가치 소재로

잎 전용 고추 '원기2호' (농촌진흥청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3.4 /뉴스1

(세종=뉴스1) 김승준 기자 = 농촌진흥청은 식후 혈당 상승 억제 효과가 있는 잎 전용 고추 '원기2호'의 품종, 기술 보급을 통해 민간기업에서 음료, 과자, 국수, 두부 제품화를 한다고 4일 밝혔다.

고춧잎은 예부터 식후 혈당 상승 억제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왔다. 소장에서 탄수화물을 단당류로 분해·흡수하는 것을 억제하는 '알파 글루코시다아제 억제제(AGI)' 덕분이다.

농촌진흥청은 이런 점에 주목해 2005년부터 850여 점의 고추 유전자원을 분석, 2020년 잎 전용 고추 '원기2호'를 개발했다.

'원기2호' 고춧잎은 혈당 상승 억제(AGI) 활성이 74.8%로 일반 고춧잎보다 2~5배 높다. 동물 실험 결과, 공복 혈당은 13%, 혈장 인슐린 농도는 24% 감소하고, 인슐린 저항성 지표(QUICKI)는 3.8% 증가하는 등 11개 당뇨 관련 지표가 유의미하게 개선되는 것이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원기2호'의 품종보호등록과 특허등록을 마치고 △지자체 농업기술센터를 통한 농가 시범 재배 지원 △민간 종묘 회사와 품종(통상 실시) 계약 △가공업체 대상으로 특허 기술 이전 등을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원기2호' 품종은 8곳에, 특허 기술은 8개 업체에 이전을 완료했다.

산업체에서는 특허 기술을 바탕으로 환·분말 제품을 비롯한 고춧잎 차(음료), 누룽지 칩(과자), 국수, 두부 등 가공식품 10여 종을 상품화하고 있다. '원기2호'의 고춧잎은 고온·건조한 조건에서도 혈당 상승 억제 활성이 유지돼 가공 적합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한국 고추산업은 고령화와 재배 면적 감소로 15년 새 재배 면적이 39.5% 넘게 줄어 침체기를 겪고 있다.

'원기2호' 제품화 확대는 일상적인 채소 섭취를 통해 혈당 관리를 돕는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한 점에 의미가 있다. 부산물로만 여겨지던 고춧잎을 고부가가치 원료로 전환함으로써 최근 경영 여건이 어려운 고추 산업에도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대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원기2호는 버려지던 고춧잎의 가치를 재발견해 국민 건강과 농가 소득을 함께 생각한 연구 결과물"이라며 "디지털 육종 기반 기술로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는 기능성 채소 품종을 신속하게 개발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연구를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