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빼면 양념이 되더냐..소금에도 마늘바람

[음식속숨은이야기]허브소금가고 마늘소금 뜬다

서산6쪽마늘ⓒ News1 / ⓒ News1

(세종=뉴스1) 이은지 기자 = 한때 허브가루와 소금을 섞어만든 허브소금이 인기였다. 고기를 굽거나 요리할 때 넣어주면 누린내를 잡아주고 음식 맛을 향상시켜줬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마늘소금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허브소금처럼 음식 맛을 끌어올리면서 마늘이 갖고 있는 기능성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늘소금을 사용하면 마늘 특유의 강한 향은 덜한 반면 마늘이 갖는 기능과 효능을 그대로 누릴 수 있다. 음식 마무리 단계에 마늘을 넣어주면 즉석에서 음식의 풍미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동시에 마늘이 갖고 있는 100가지 효능을 유지하면서도 마늘 냄새가 많이 나지 않는다.

마늘은 항암 식품 최상위 1군에 포함될만큼 항암, 항균, 항산화, 면역증강 기능이 탁월하다. 마늘의 주요성분인 알리신과 유기성 게르마늄, 셀레늄이 암 억제와 예방에 기여한다는 연구결과가 다수 보고됐다. 위암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도 최근 나왔다.

마늘은 또 혈관 내 지방합성을 감소시키고 혈전을 녹여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몸속 나트륨을 제거해 고혈압 등 혈관질환에도 효과적이다. 황화합물, 페놀성 물질, 비타민 C 등의 항산화물질들이 활성산소의 생성을 막아 동맥경화, 염증질환, 노화 등에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극심한 가뭄이 이어져 채소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지난 6월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가락 농수산종합도매시장에서 상인들이 마늘을 정리하고 있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News1

마늘의 뛰어난 기능성에도 먹기가 꺼려지는 이유는 특유의 강한 냄새 때문이다. 마늘의 당도가 35~45브릭스 정도로 바나나의 2배, 수박의 3배 정도로 단 맛이 강한데도 매운 맛과 향 때문에 잘 느낄 수 없을 정도다. 특히 서양인들이 매우 싫어하는 냄새로 셰익스피어가 '우리는 양파와 마늘을 먹지 않기 때문에 향기로운 숨을 쉰다'고 표현했을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마늘의 건강기능성이 인정되면서 서양에서도 점차 먹는 인구가 증가하는 추세다. 서양인 중에서도 유태인들과 이탈리아 인들은 마늘을 잘 먹는 민족들이다. 유태인이 즐겨먹는 올리브유에 마늘기름이나 향이 가미된 제품이 많고, 이탈리아 음식점에서는 그 가게의 음식솜씨를 평가할 때 마늘과 올리브유만 사용해 만든 '알리오올리오'라는 파스타 맛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동양에서는 마늘을 날 것으로 먹기도 하며, 각종 요리에 빠지지 않는 양념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동양에서는 마늘을 곱게 다지거나 통째로 요리의 마지막 단계에 넣어 향을 즐기는 편이며, 어린잎과 줄기는 채소로 주로 이용한다.

마늘이 기름진 음식의 소화를 촉진하고 지방의 흡수를 저해한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알아 오래전부터 고기요리에 많이 이용해왔다. 특히 돼지고기와의 궁합이 좋다고 하는데 비린내를 없애주고 맛을 좋게 하며 단백질과 지방의 소화를 도와 위의 부담을 줄여준다.

저장과 발효식품이 발달했던 우리나라에서는 마늘종과 통마늘을 간장, 된장, 고추장 등에 박아 만든 장아찌가 발달했다. 장아찌나 초절임으로 먹으면 냄새와 자극성을 없애면서 기능성은 보존해 섭취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장아찌와 초절임은 효능 면에서 생마늘과 유사하며, 암과 혈관 질환 등에 효과가 좋은 설파이드 성분 함량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발효시켜 만든 흑마늘도 감마글루타민시스틴 등의 새로운 단백질 성분이 생성돼 항암, 항산화력이 매우 높다고 보고되고 있다.

숙성된 마늘의 추출물은 면역기능을 높여주고, 치매 예방과 치료에 필요한 신경세포 생존과 재생 촉진작용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촌진흥청은 마늘 뿐 아니라 마늘종도 성인병과 복부 비만이 다발적으로 일어나는 대사증후군에 효과가 있음을 밝혀냈다. 또 강장작용과 항균, 항산화, 비타민C와 식물성 섬유에 의한 동맥경화 및 암 예방 효과, 혈액순환 효과를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저장의 불편, 장기저장의 이유로 페이스트, 분말 또는 과립형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마늘 가루는 누린내나 비린내를 없애기 때문에 다양한 음식에 널리 활용되며 1인 세대 증가로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다.

산청군 생초면 상촌마을 마늘밭에서 농민들이 햇마늘 수확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산청군 제공) ⓒ News1

웰빙추세에 맞춰 마늘을 찾는 이들은 조금씩 늘어나지만 마늘 농가는 빠르게 줄고 있다. 2010년 기준 마늘농가 수는13만2756 가구로 2000년 53만9735 가구 대비 연평균 13.1%씩 감소했다. 이는 같은기간 총농가 연평균 감소율 1.6%에 비해서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토지생산성 증대로 재배농가가 줄고 재배면적이 감소해도 생산량은 연간 30만톤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사회전반에 퍼진 건강트렌드는 전통식생활과 식재료에 대한 인식을 바꿔 우리농산물에 대한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며 "마늘의 경우 발효숙성기법이나 지금과는 다른 섭취방식을 개발하는 등의 연구투자를 통해 국산마늘의 소비를 늘리고 재배농가의 소득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le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