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기관 연구원 돌연 사망…'지속적 괴롭힘·폭언' 의혹 제기
유가족·지인 "상사 괴롭힘·폭언 이어져"
권만학 원장 "국가적 차원의 비극"…재발 방지책 강구 약속
- 윤주현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에서 계약직 연구원으로 일하던 20대 A 씨가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유가족과 지인들은 상급자의 폭언과 괴롭힘이 고인의 죽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권만학 통일연구원장은 3일 발인식에 참석해 추도사를 낭독하고,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연구원에서 프로젝트 연구원으로 근무해 온 A 씨는 지난 1일 사망했다. 학군 장교 출신 A 씨는 국내의 한 북한학과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고 3개월 전 통일연구원에 프로젝트 보조 연구원으로 합류했다. 이후 2주 전인 지난달 14일 정식 연구원으로 채용됐다.
유가족과 지인들은 A 씨가 2주 전 새로운 프로젝트 업무를 맡은 이후 상사의 지속적인 괴롭힘과 압박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상사의 폭언이 이어졌고, 결국 죽음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A 씨와 룸메이트 관계인 B 씨는 "2주 전부터 퇴근 이후 '회사에 가기 무섭다'며 하루도 빠짐없이 힘든 상황을 토로했다"며 "상사로부터 '실수를 용납할 수 없다' '여기서 잘못하면 이 분야에서 발 못 붙인다' 등의 일 처리와 관련한 폭언이 이어졌다고 (A 씨로부터) 전해 들었다"라고 밝혔다.
A 씨의 아버지 또한 "평소 힘든 걸 내색 하지 않는 아들이 사고 전날 통화에서 '오늘 하루 종일 깨졌다'며 힘들다고 이야기했다"며 "행정 업무와 관련해서 상사의 질책이 여러 차례 반복된 사실을 (A 씨) 친구들로부터 파악했다"라고 전했다.
유가족과 지인들은 사고 전날 A 씨와 직장 상사 간 약 30분가량의 통화가 A 씨의 사망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B 씨는 "전날 통화를 옆에서 들었는데, (A 씨가) 30~40분 동안 '죄송하다'는 말만 연신 외치며 싹싹 빌었다"며 "자기 자신에게 엄격한 A 씨가 힘들어하는 모습이었다"라고 상황을 전했다.
연구원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유감을 표하고 후속 조치에 나섰다. 연구원은 유족과의 협의 하에 내·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독립적인 조사위원회를 구성·운영하고 사건 진상과 재발 방지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 발인식에 참석한 권 원장은 추도사에서 "A 씨가 갑작스럽게 유명을 달리한 것은 통일연구원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적지 않은 비극이 아닐 수 없다"며 "힘듦을 미처 알지 못해 미안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gerra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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