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매체 장성택 비난 이틀째…처형 집행 대비?(종합)

"혁명에는 혈통이 있다" 백두혈통 강조하기도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11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1면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 관한 보도를 접한 각계의 반향'이라며 당·정·군 간부 4명의 글을 개재했다.

김평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는 '당의 순결성과 통일단결은 최후 승리의 보검'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현대판 종파이며 우리 당대열에 우연히 끼여든 불순분자들인 장성택 일당이 적발 숙청됨으로써 우리 혁명 대오는 더욱 순결해지고 우리의 일심단결은 천백배로 다져졌다"며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강조했다.

김평해는 인사 등을 담당하는 당 간부부 부장 겸 비서로 알려져 있다.

전승훈 내각부총리는 '강성국가 건설 위업을 앞장에서 받들리'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장성택 일당은 나라의 귀중한 자원인 석탄을 헐값으로 팔아버리는 매국행위를 감행해 주체 비료생산 기지에 우선적으로 보장하게 돼 있는 석탄도 제때 넣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전 부총리는 "결국 남흥 청년화학연합기업소와 흥남 비료연합기업소에서 비료 생산이 응당한 수준에서 정상화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또 리만건 평안북도당위원회 책임비서는 '수령결사옹위를 제일생명으로'라는 글에서 "장성택 일당을 적발 숙청한 이번 당 중앙위 정치국 확대회의를 계기로 도당위원회가 찾게된 교훈이 있다"며 "수령 결사옹위 정신은 신념과 의지, 양심과 도덕으로 굳어지고 체질화·생활화 될 때에만 가장 공고한 것으로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민군 장성 염철성은 "장성택 일당의 처단을 우리 인민군대에 맡겨달라"며 "반역과 배신의 길을 걸은 장성택 일당은 그 더러운 몸뚱이가 하나도 남지 않게 깨끗이 소멸해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신문은 3면에도 '혁명적 신념의 강자'라는 제목의 글에서 "쥐새끼 몇마리 때문에 큰 산이 무너지는 법은 없다"며 "자기 영도자만을 굳게 믿고 따르려는 우리 군대와 인민의 일편단심에는 추호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김책공업종합대학 학생들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결의하는 사진도 실었다.

신문은 또 이날 '길이 빛나라 삼지연의 강행군길이여!'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통해 지난달 30일 김 제1위원장의 백두산 지구 삼지연군 방문에 대한 의미를 부각했다.

신문은 특히 이 글에서 "혁명이 자기 궤도를 따라 끊임없이 전진하자면 뿌리로 되는 바탕을 잊지 말아야 하고 그 순결성을 고수해야 한다"며 100년에 걸친 김씨 일가 3대 세습 체제에서 차지하는 백두 혈통의 정통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이는 장성택이 아무리 2인자로 군림했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정통성을 갖지 못한 인물에 불과하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앞서 이윤걸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NKSIS) 소장은 전날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장성택의 숙청은 '김씨 일가'의 주도로 이뤄진 것이라며 "김정일이 만들어 낸 '당의 유일적 령도체계확립'에서 '수령의 후계자론(세습체제)'의 핵심 인사정책은 김일성의 '만경대' 순(純)혈통이거나 항일 빨치산 혁명세대의 피를 이어 받은 백두산 혈통이여야만 북한 최고위급 권력의 당위성이 유지 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김씨왕조체제' 하에서 단지 태조대왕(김일성)의 공주 김경희의 남편(부마)이라는 이유로 성골은 커녕 진골도 아닌 장성택이 2인자(세습후견자)가 된다는 것은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장성택 숙청의 이유를 분석하기도 했다.

노동신문은 또 과거 1960년대 김일성 주석의 일인지배체제에 도전한 '갑산파'를 숙청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제는 혁명을 배신한 자들과 결별할 때가 되였다'고 선언했었다며 이번 삼지연 방문에서 "원수님(김정은)의 위대한 심장에서 뿜어진 것도 바로 이런 철석의 신념이고 의지"라고 밝혔다.

이는 김 제1위원장이 이번 백두산 방문 과정에서 장성택의 숙청을 최종 결정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이같이 장성택에 대한 비난 여론전을 이어가며 김 제1위원장 체제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는 것은 장성택 숙청의 정당성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장성택의 처형을 합리화 하기 위해 처형 집행 전 비난 여론을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seojib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