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자 "北 찬양글 신문에 소개돼 잘 해줄줄 알았다"

남측 송환된 월북자 6명 안보당국 조사 진행중
시신1구.. 남편이 살해한 듯

북한에 억류되어 있던 우리 국민 6명이 25일 오후 판문점을 통해 귀환하고 있다. 이날 귀환환 우리 국민 6명은 김모(44)씨, 송모(27)씨, 윤모(67)씨, 이모(65)씨, 정모(43)씨, 황모(56)씨로 모두 남성이며 자세한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2013.10.25/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서울=뉴스1) 조영빈 기자 = 최근 남측으로 송환된 불법 월북자 6명에 대한 안보당국의 조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이들의 월북 경위가 차츰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 중엔 국내에서 자신이 쓴 글이 북한 신문에 소개된 것을 보고 월북을 결심한 경우도 있었다.

안보당국은 지난 25일 북측으로부터 신병을 인계받은 김모씨(44), 송모씨(27), 윤모씨(67), 이모씨(65), 정모씨(43), 황모씨(56)에 대한 건강검진 뒤 이들로부터 노트북, 휴대폰, 미화 등 모두 96점의 압수물을 확보했다.

27일 안보당국에 따르면, 이들 6명은 남한에서 사업실패나 가정불화, 생활고 등으로 일용직 노동자 생활을 하거나, 사이버 종북활동을 전개하다 밀입북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들 중 일부는 북한을 찬양하는 내용의 자신의 글이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에 소개되는 것을 보고 "입북하면 북한이 잘 해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월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건강악화와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북한에 가면 잘 살 수 있다거나, 요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등의 막연한 동경심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와는 달리 북측은 신장결석 등 질병에 대한 치료를 해주지 않았고, 단 한차례의 외출도 허용되지 않은 채 장기간 독방 생활을 해야 했다고 증언했다는 게 안보당국의 설명이다.

이들은 아울러 지난 2009~2012년 사이 압록강과 두만강의 얼음판을 넘거나 중국 유람선에서 뛰어내려 도강해 밀입북한 것으로 조사됐다.

입북 뒤 이들은 온성·회령· 신의주· 원산 등지의 수용소에 분산·감금돼 최소 14개월에서 길게는 45개월 간 조사를 받다가 송환 직전 모두 원산 수용소에 집결돼 조사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한편 북한이 함께 인도한 유해 1구와 관련, 남편 이모씨가 "원산 초대소 체류 중 동반자살을 하고자 처(妻)를 목졸라 죽이고 함께 죽으려고 자해했지만 실패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측이 이 시신을 인도하면서 "6명 중 이씨의 부인이며, 이씨와 같이 월북했으나 지난 2011년 부부 문제로 남편이 부인을 살해했다"고 전한 부분과 상당 부분 부합되는 내용이어서 이씨의 살인혐의도 함께 조사가 진행중인 것으로 보인다.

bin198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