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공단 근로자 일부 '사상 문제'로 강제 해고"

북한이 지난 4월 개성공단의 가동 중단 이후 개성공단에서 근무하던 일부 근로자들을 '사상문제'로 강제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3.09.1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지난 4월 개성공단의 가동 중단 이후 개성공단에서 근무하던 일부 근로자들을 '사상문제'로 강제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3.09.1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북한이 지난 16일 개성공단의 재가동에 앞서 근로자 중 일부를 '사상에 문제가 있는 자'로 지목해 강제 해고한 것으로 6일 전해졌다.

북한 전문 매체인 '데일리 NK'는 평안북도 신의주의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4월 개성공단이 중단되면서 진행된 사상총화에서 근로자 중 일부가 황색자본주의 바람 등 불순한 사상에 물들었다는 이유로 개성공단 근로자에서 해고되고 고향으로 쫓겨났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데일리 NK에 이들이 '사상 문제자'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른 직장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개성공단의 재가동 소식이 전해지면서 북한 당국에 개성공단 복귀를 요청했지만 북한 당국은 '알아서 (다른) 직장을 잡아라'고만 통보했다고 데일리 NK는 전했다.

이 소식통은 또 "북한은 4월 개성공단을 폐쇄한 이후 북측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몇 주간의 집중 생활총화를 통해 공단에서 한국 기업주들과 나눈 대화내용을 적게 하는 등 강도 높은 자아비판을 실시했다"며 "근로자들은 자아비판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잘못도 작성할 것을 강요받았고 이 과정에서 정치적인 문제 말고도 다른 '남의 실수'들이 폭로됐다"고 전했다.

특히 근로자들이 공단에서 생산된 물품을 '장마당'에 몰래 내다 판 일들과 일부 근로자들이 자본주의를 찬양하거나 옹호했던 발언들도 이번 자아비판을 통해 불거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통은 "쫓겨난 이들은 다른 사람에게 당했다는 생각과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당국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일부에선 일찌감치 포기하고 개인 소토지(산에 개간한 뙈기밭)를 가꾸면서 조용히 살겠다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고 데일리 NK는 보도했다.

한편 지난 4월 개성공단의 중단 사태 이전 공단에 근무하던 북측 근로자는 5만3000여명이었으며, 지난 16일 공단 재가동이 시작된 이후 약 4만여명의 북측 근로자들이 복귀해 조업에 참가하고 있다고 통일부는 밝혔다.

이 소식통을 아울러 "북한 당국이 최근 '성분 좋고 성실한 사람'의 명단을 올릴 것을 각 공장기업소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는 강제해고로 결손된 인력을 충당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데일리 NK는 전했다.<br>

seojib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