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개성' 협상.. 7명 귀환 언제
완제품과 기자재 반출 문제 이견
7인 잔류..개성공단 남북관계 협상 지렛대 활용 관측
개성공단에 마지막으로 잔류하고 있는 홍양호 개성공단관리위원장 등 7명의 우리측 인원들이 북측과 사흘째 미수금 등을 둘러싼 협상을 벌였지만 타결 짓지 못해 2일에도 귀환하지 못했다.
최대한 빨리 협상을 마무리짓고 신속하게 귀환시킨다는 게 정부 방침이었지만, 우리측 인원이 이날도 귀환하지 못할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협상은 나흘째로 넘어가게 됐다.
일각에서는 3일까지 타결짓지 못할 경우 자칫 협상 장기화를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협상의 구체적인 단계와 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일단 마무리 단계라는 게 정부측 설명이다.
정부 당국자는 우리측 인원들이 이날도 귀환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전하며 "협상이 최종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 당국자들도 우리측 인원 철수가 언제 이뤄질 것이라고 장담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당국자는 "실무적 문제에서 차이가 좁혀진 것은 명백하다"면서도 "한두시간만에 될 것 같은데 지연되고, 또 협상이 첩첩산중인데 어느순간 덜컥되기도 한다"며 상황이 여전히 유동적임을 시사했다.
협상 나흘째가 되는 3일이라도 귀환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시점을 말씀드릴 수 없다. 내일 귀환 여부에 대해서도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양측 간 최대 쟁점은 북측 근로자들에 대한 지난 3월치 임금과 기업 소유의 완제품 및 기자재 반출 여부다.
체불 임금 등 미수금의 경우 액수 자체에 대한 입장차는 크지 않지만,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액수를 업체별로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완제품 반출의 경우 개성공단 현지에 남아있는 우리측 차량이 5대 정도 밖에 없어 남측에서 완제품을 옮기는 데 필요한 차량과 인원이 올라가야 하는 상황인데 이에 대해 북측이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내일이라도 이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면, 우리측도 유동성을 발휘해 적정선에서 합의점을 찾겠다는 계획이어서 우리 인원들이 곧바로 내려올 수도 있다.
그러나 북한이 새로운 제안을 하거나, 완제품 반출에 대해 끝내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경우 귀환까지 필요한 협상 시간이 더 길어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
북한이 개성공단 잔류인원을 남북관계에서의 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진심이 개성공단 정상화에 있든 그렇지 않든 우리측 인원 7명이 잔류하고 있는 한 개성공단은 여전히 잠정폐쇄 될 수도, 정상화 될 수도 있는 등 '카드'로서 유효하다.
7명이 남측으로 돌아가는 것보다 잔류하는 편이 나은 선택지인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이미 남측 인원들의 철수 과정에서 안전을 보장한 만큼 우려할만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여전히 높지만, 협상이 장기화하는 경우 사실상 우리측 인원 7명이 볼모로 붙잡혀 있는게 아니냐는 시각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북측도 당연히 이러한 점을 예측할 것이다.
이와 관련 중국 베이징을 방문 중인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중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의 면담에서 개성공단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본부장은 개성공단 문제가 남북 간 현안이지만, 한반도 정세를 대화 국면으로 돌리려면 개성공단 위기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이를 위해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부는 이날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긴급 유동성 지원을 위해 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키로 하는 1단계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bin198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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