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룡·알리 지도한 韓 태권도 사범, 1월 '이달의 재외동포' 선정
故 이준구 사범…미국에 태권도 전파하고 세계화 견인
-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재외동포청은 태권도의 세계화와 한미 스포츠 외교에 크게 기여한 故 이준구(1932~2018) 전 태권도 사범을 1월 '이달의 재외동포'로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이준구 사범은 태권도를 미국 사회에 처음으로 뿌리내린 인물로 평가받는다. 태권도를 단순한 무술을 넘어 문화·외교·스포츠 교류의 매개로 발전시키며 미국은 물론 세계 전파의 토대를 마련했다.
1932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난 이 사범은 16세에 청도관에서 태권도를 시작했다. 이후 1957년 미국 텍사스주립대학교 유학 중 태권도 클럽을 만들어 현지 학생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며 미국 내 보급의 첫발을 내디뎠다.
1962년에는 미 국방부 요청으로 워싱턴 D.C로 이주해 '준리(Jhoon Rhee) 태권도장'을 개관했다. 미 하원의원 제임스 클리브랜드에게 태권도를 지도한 것을 계기로 정치권에 태권도를 소개했고, 미 하원 의사당 내 태권도장 개설로 이어지며 미국 사회 전반으로 확산됐다. 그는 미국 전역에 60여 개의 태권도장을 개관하며 태권도를 대중 스포츠로 정착시키는 데 기여했다.
이 사범의 활동은 세계로 확장됐다. 각국 대사관을 통해 외교관 자녀들에게 태권도를 권유했고, 이를 계기로 태권도 사범 해외 파견의 길이 열리며 태권도 세계화의 전환점이 됐다. 또한 무도가 불법이던 구소련을 방문해 고위 관계자들을 설득하고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태권도 합법화와 확산에도 힘썼다.
브루스 리(이소룡), 무하마드 알리 등 세계적 인물에게 태권도를 지도하며 국제적 인지도도 높였다. 특히 무하마드 알리의 코치로 활동하며 그의 방한을 성사시키는 등 스포츠를 통한 국제 교류에도 기여했다.
태권도 안전성 강화에도 중요한 족적을 남겼다. 시합 중 제자의 중상을 계기로 보호장비 개발에 나서 머리·가슴·정강이·팔꿈치 보호구를 고안했으며, 이는 오늘날 국제 태권도 대회 보호장비의 원형이 됐다.
이 사범은 미국 태권도 관계자들과 함께 한미 태권도인 우호 연수대회를 위해 방한했고, 미 하원의원들과 김대중 전 대통령을 접견하는 등 태권도를 매개로 한미 스포츠 외교의 기반을 다졌다.
그의 공로를 기려 워싱턴 D.C는 2003년 6월 28일을 '준리의 날'로 지정했으며, 2000년에는 '미 역사상 가장 성공하고 유명한 이민인 203인'에 유일한 한국계 미국인으로 선정됐다. 2009년에는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다.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은 "이준구 사범은 태권도의 대부이자 한류의 시초"라며 "그의 열정과 헌신이 후대에 오래 기억될 수 있도록 1월의 재외동포로 선정했다"라고 밝혔다.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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