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이달의 재외동포' 서갑호…조국에 바친 주일대사관 부지

재외동포청 "모국 투자 앞장·韓 경제 발전 공헌"
"민족학교 자금 지원 등 日 동포사회에도 기여"

'방적왕' 서갑호 회장.(재외동포청 제공)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재외동포청은 10월 '이달의 재외동포'로 주일본대한민국대사관 건물과 부지를 기증하고 대규모 모국 투자로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 '방적왕' 서갑호 회장을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서갑호 회장은 1914년 경상남도 울주군 삼남면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9세 때 혈혈단신으로 일본 오사카에 건너갔다.

그는 그곳에서 온갖 궂은일을 하며 한푼 두푼 모은 종잣돈으로 가내 수공업 형태의 방직공장을 시작으로 1948년 '사카모토' 방적을 설립하며 승승장구했다.

1950년 '오사카방적'을 설립하고, 5년 뒤 '히타치방적'을 인수하며 사업을 확장했고, 1961년에는 연 매출 100억 엔을 올리며 '방적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후 호텔, 부동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방적업으로 성공한 서 회장은 조국을 잊지 않고 조국과 재일동포 사회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1962년 도쿄 아자부1번지 토지와 건물, 1975년 시로카네 토지와 건물을 우리 정부에 기증했고, 이는 현재의 주일본대한민국대사관 및 대사관저의 토대가 됐다.

민족 교육에도 관심이 깊어 1957년 제2대 '금강학원'(일본 오사카 소재 한국학교) 이사장을 맡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연간 운영자금을 사재로 지원했고, 오사카민단에 연 500만 엔씩을 찬조하며 재일동포들의 권익 향상에 힘썼다.

1962년 8월 15일 고 서갑호(왼쪽) 사카모토방적 창업주가 박정희 대통령에게 본인 소유의 주일대표부 건물과 부지를 국가재산으로 써달라고 헌납하고 있다.(통일일보 서울지사장 이민호 제공)

사 회장의 모국 투자는 1961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경제 개발 계획을 시행할 때 큰 기여를 했다. 그는 1963년 2월 영등포 소재 한국 최대 면직공장인 '태창방직'을 100만 달러에 인수해 '판본방직주식회사'를 세웠다. 이는 최초의 재일동포의 대규모 모국 투자 사례로 당시 우리나라 섬유 산업과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정부는 그의 공적을 기려 1976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추서했다.

주일본대한민국대사관은 지난 2013년 신청사 개관 시 그의 아호를 딴 역사관인 '동명관'을 대사관에 설치했고, 2015년에는 그의 흉상을 제작해 대사관에 전시하는 등 그의 모국 기여를 널리 알리고 있다. 지난해 신축한 대사관저는 '동명재'로 명명한 바 있으며, 매년 11월 1일을 '서갑호의 날'로 지정해 그의 공적을 기리고 있다.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은 "서갑호 회장의 기부와 투자는 재정적 기여를 넘어 우리나라의 위상을 제고하고, 재일동포 사회 및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라고 밝혔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