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 전환 가속화' 명시한 한미…올해 말 'X연도 도출' 가능할까
상반기 KIDD서 빠진 전작권 부활…'조건 충족' 넘어 '전환 가속화'
韓 '임기 내 전환'·美 '조건 우선'…트럼프식 연계 협상도 변수
-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한미 군 당국이 제29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공동성명에서 '전작권 전환 가속화'를 처음 명시하면서 정부가 목표로 하는 올해 말 'X연도'(전환연도)를 도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전환 시점과 조건 충족 여부를 둘러싼 양국 간 온도 차가 여전한 데다, 안보 현안을 대미 투자 등 통상·경제 이슈와 연계하는 '트럼프식 협상 전략'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어 그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20일 나온다.
한미는 지난 19일 KIDD 공동성명을 통해 "변화하는 안보 환경에 대응한 동맹 현대화 성과를 진단했다"라며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에 대한 그간의 노력을 평가하고,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한미가 공식 성명에 전작권 전환 자체의 '가속화'를 명시한 것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5월 제28차 KIDD 성명에서는 전작권 언급이 빠졌고, 지난해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도 '조건 충족 가속화' 수준에 그쳤다.
이번 공동성명에 전환 가속화가 명시된 것은 현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한국 측이 핵심 의제로 적극 제기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 참석차 방미 일정을 소화 중인 조현 외교부 장관도 19일 엘브리지 콜비 미 전쟁부 정책차관과 만나 전작권 전환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는 데 공감을 표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구체적 시기는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KIDD는 오는 11월 예정된 한미안보협의회(SCM)의 사전 준비 성격의 협의체다. 이에 양국 국방 장관이 이번 SCM에서 전작권 전환의 'X연도'(목표 연도)를 도출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도 쏠리는 상황이다.
한미는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계획'(COTP)에 따라 최초작전운용능력(IOC)→완전운용능력(FOC)→완전임무수행능력(FMC) 3단계 검증을 거쳐 최종 전환을 확정한다. 현재는 두 번째 단계인 미래연합사의 FOC에 대한 공동평가·검증이 진행 중이다.
한미 국방장관은 이번 SCM에서 미래연합사 FOC 검증을 완료한 뒤 그 결과를 토대로 X연도를 도출해 양국 정상에게 건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정부는 올해를 전작권 전환의 원년으로 삼고, 이르면 올해 내, 늦어도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마무리하는 것을 국정 과제로 추진 중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 6월 "올해 말 양국 대통령에게 건의해 전작권 회복 X년도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내일 전작권이 전환돼도 아무 문제가 없다"며 속도전에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전작권 문제에 대해 "군사적 측면을 경시할 순 없다"면서도 "기본적으로 정치적인 결정의 문제"라고 발언, 정상 간 의지와 결단에 따라 전작권 전환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반면 미 측은 한국에 비해 다소 소극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피트 헤그세스 미 전쟁부 장관은 한국 측의 전작권 전환 의지에 대해 "고무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수십년 간 미군 구성원들이 해온 책임과 그 작전계획이 존중되는 지점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라고 언급하는 등 속도전보단 군사적 역량 확충 등 조건 충족에 무게를 두는 듯한 발언을 했다.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역시 미 의회에서 "정치적 편의주의가 조건을 앞질러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4월 미 하원 청문회에 2029 회계연도 2분기(1~3월) 내 목표 달성 로드맵을 제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 주 한미연합사 주관으로 열린 '2026 한미 연합워파이팅포럼'에서도 "전작권 전환은 확고한 조건에 기초해 이뤄지도록 나아가고 있다"라며 다시 한 번 더 강조한 바 있다. 전작권 전환의 조속한 이행이라는 큰 틀의 방향성에는 동의했으나, 세부 타임라인에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 6월 미 상원 군사위가 가결한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 내용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법안은 2027년 3월부터 2030년까지 90일마다 미 전쟁부 장관이 전작권 전환 로드맵 이행 상황을 의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보고서에는 인도태평양사령관과 주한미군사령관의 독립적 군사 위험 평가도 첨부하도록 했다. 또 전환 60일 전엔 해당 조치가 미국 국익에 부합한다는 점 등을 전쟁부 장관이 소명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양국 대통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정치적 판단만으로 전작권 전환이 추진될 수 없게 미 의회가 제동 장치를 강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미 투자 등 경제·통상 현안이 순탄하게 풀리지 않을 경우 전작권 전환 로드맵 역시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미 양국은 현재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이행 시점 및 규모를 두고 막판 조율을 이어가고 있지만, 쉽사리 막판 고비를 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거의 합의가 됐다고 하는데, 제가 내용을 보니 동의하기 쉽지 않은 부분들이 좀 있다"라며 치열한 물밑 조율이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이같은 경제·통상 현안에 대한 불만을 연합훈련 축소, 주한미군 역할 조정, 호르무즈 파병 등 외교·안보 리스크로 전이시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기조가 장기화할 경우, 추후 전작권 전환에 필요한 한국군 역량 검증 일정이 늦춰질 뿐만 아니라 향후 최종 전환 과정에서 미국 측이 이를 타 사안과 연계한 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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