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호르무즈 전쟁 파병 없다"…청해부대 활동 강화는 검토
전쟁 불관여·불개입 원칙 계속 지킬 것…청해부대 역할 강화는 고심
전쟁용 파병 선 그어… 비전투 목적 인력·자산 파견에 무게
-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현재 검토 중인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군사적 기여 방안에 대해 "전쟁에 관여하거나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원유 수송로 및 국민 안전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활동은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청해부대의 활동을 강화하거나 비전투 목적의 인원·자산을 파견할 가능성은 열어뒀다.
이 대통령은 18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 정부가 검토 중인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군사적 기여 방안을 묻는 질의에 "명백하게 말씀드리겠다"라며 "전쟁 관여 또는 개입은 없으며, 그런 형태의 파병이나 군 자산 파견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혹여라도 (전투·비전투)경계가 불명확해 뒤섞일 가능성이 있고, 외국군 지원 하에 우리 장병들을 시켜 위험에 처하게 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있으신 것 같다"라며 "분명히 말씀드리면 전쟁 파병은 없으며, 전쟁 불관여·불개입의 원칙은 지금까지 지켜왔고 앞으로도 지켜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 대통령은 다른 국가들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군 자산을 보내 원유 수송 및 국민 안전을 대비하고 있음을 언급, 아덴만을 작전구역으로 하는 청해부대의 활동을 강화하거나 비전투적 목적의 추가 인력·전력 지원이 있을 여지는 남겨놨다.
이 대통령은 "이미 호르무즈 인근에 많은 국가들이 군 자산을 파견하고 있고 일부는 전쟁 상황이 종결되면 즉시 사후 수습 단계에 참여하겠다고 한다"라며 "현재도 전쟁엔 관여하지 않은 채 자국의 상선 및 국민 안전을 보호하겠다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국가들이 하는 것처럼 우리도 자국 상선 보호 및 원유 수송, 국민 안전 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활동은 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라며 "청해부대가 파견돼 해적 등이 가하는 선박·수송로·국민 안전 위협에 대비하고 있지만, 이를 강화하는 부분을 우리가 검토 또는 고심하고 있다는 점도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전쟁 불개입'이라는 기본 원칙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향후 군사적 기여의 무게중심이 비전투·방어적 임무에 맞춰질 것임을 시사한다. 특히 이 대통령이 예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 반군의 공격에 따른 원유 수송 차질을 직접 언급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실질적 대응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청해부대의 활동 강화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는데, 현재 아덴만 일대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청해부대의 작전 구역을 호르무즈 해협 인근까지 확장하는 것도 염두에 두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경우 기존 국회 파병 동의안에 명시된 목적과 범위를 벗어나는 만큼 추가적인 국회 동의 절차가 필수적이다. 정부는 이에 대비한 실무적 준비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대통령은 영국, 프랑스 등 타국의 호르무즈 해협 인근 전력 파견 사례를 거론했는데, 이에 따른 국제 연합 전력과의 협력 가능성도 주목 받고 있다. 미국은 국무부와 중부사령부를 중심으로 통항 선박에 실시간 정보 및 안전 지침을 제공하는 '해양자유구상'(MFC)을 추진해 왔으며, 지난 4월부터 한국 등 주요국에 참여를 요청한 상황이다. 파병 검토 자체가 미 측의 압박으로 추진되는 만큼 정부 역시 MFC와 연계한 기여 방안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럽 주도의 다국적 군사 임무 참여 역시 대안 중 하나로 꼽힌다. 영국과 프랑스는 지난 5월 민간 선박의 안전 통항 지원 및 기뢰 제거 등을 골자로 하는 '독립적·방어적 다국적 군사 임무' 추진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한국을 포함한 30여 개국이 지지를 표명했다. 영국은 자율형 기뢰탐색 장비와 대드론 체계, 타이푼 전투기, 구축함 HMS 드래곤 등의 전력 투입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군 당국은 향후 기여 방안이 확정될 경우를 대비해 실질적인 전력 운용안을 정밀 검토하고 있다. 파병이 확정된다면 P-8A 해상초계기를 비롯해 해군 특수전전단 폭발물처리반(EOD), 군수지원함 등 비전투 자산 위주로 최소한의 병력만 투입하는 게 유력한 상황이다. 이들은 이 대통령이 밝힌 자국민 및 수송로 보호 등 방어적 목적의 임무를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9월 초엔 국방부 현지조사단이 아랍에미리트(UAE)에 파견, 미군의 대표적인 중동 기지인 알다프라 공군기지 등을 둘러보고 지난 10일 귀국했다. 현지조사단은 관련 보고서를 17일 예정됐던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제출할 예정이었으나, 한미 외교장관 회담 개최에 따른 조현 외교부 장관의 출국 등으로 회의 자체가 취소돼 파병 논의 자체는 숨고르기에 접어든 상황이다. 추가 논의는 18일 개최되는 조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회담 이후 다시 물꼬를 틀 것으로 전망된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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