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RT 1진 대장 "실종자 가족 희망 지점 수색 못해…가파른 절벽"
열악한 환경 속 수색 과정 어려움 토로…한때 수색대도 고립
드론 활용한 수색도 난항…향후 대규모 수색은 어려울 듯
- 윤주현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열흘간의 네팔 대홍수 수색·구조 활동을 마치고 귀국한 이규호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KDRT) 1진 대장(외교부 개발협력국장)은 "연락 두절자 9명의 가족이 원하는 지역에 대한 도보 수색을 하지 못했다"라며 이를 KDRT 활동 기간 중 가장 안타까운 일로 꼽았다.
가파른 산세와 열악한 현장 여건에 더해 네팔군 당국이 안전 문제를 이유로 도보 수색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가족들이 요청한 지역의 인접 지역에서 드론을 활용한 제한적인 수색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게 이 대장의 설명이다.
이 대장은 이날 외교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네팔군 당국이 안전 측면에서 허용하고, 헬기를 지원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우리도 수색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 결과 가족들이 원하는 지역에 대한 도보 수색을 진행할 수 없었다"라고 전했다.
이 대장을 비롯한 44명의 KDRT 1진은 지난 2일 네팔에 도착해 11일까지 우리 국민 9명의 실종 예상 지점인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공사 현장 인근을 집중적으로 수색했다.
KDRT 1진의 구호대의 수색·구조 활동은 크게 두 갈래로 진행됐다. 네팔 당국은 각 수력발전소 터널 내부에 여전히 일부 인원이 생존해 있을 것으로 보고, 터널 내부에 대한 수색 작업에 집중할 것을 우리 구호대에 요청했다. 실제 KDRT는 지난 5일 위어댐 인근 터널 내부에서 중국인 생존자 1명을 구조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반면 실종자 가족들은 터널 내부가 아닌 사고 당시 우리 국민 9명의 예상 위치인 위어댐, 파워하우스·메인캠프 산악 지역, 그리고 옐로브릿지 하단 일대를 수색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산악 지역의 경우 경사가 90도에 육박할 정도로 가파르고, 나무가 빽빽해 사실상의 육로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였다는 것이 네팔군과 KDRT의 판단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상당량의 물폭탄이 계곡을 휩쓸고 지나가는 방식의 대홍수로 강변이 침식되고, 토사물과 유실물이 현장을 덮어 지상에 한발짝 발을 내딛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 계속됐다고 한다. 연약한 지반 탓에 헬기 착륙 또한 제한됐다.
KDRT에 앞서 현장에 파견된 정부합동 신속대응팀 대원들은 지난 2일 위어댐 하류와 파워하우스 일대에서 예외적으로 도보 수색을 시도했다. 그러나 가파른 경사와 빽빽한 수목 탓에 1.7㎞가량을 이동하는 데 7시간 가까이 걸렸고, 무더위까지 겹치면서 일부 대원이 탈진해 산악 지역에 고립돼 네팔군에 의해 구조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후 바타르 지역 군사령관은 "내 작전 구역에서 무모한 행동을 허용하지 않겠다"라고 경고하며 한국 수색대가 통제에 따를 것을 요청했다. 이 대장은 "네팔 당국은 사고 초기부터 구호대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지역에 대한 도보 수색은 원칙적으로 허가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오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후 우리 구호대의 구조 및 수색 활동은 네팔 당국의 허가 아래 헬기 및 드론을 활용한 공중 수색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다만 드론의 비행 가능 고도가 100m 수준인 데다, 산악 지역의 특성상 최대 비행 거리 또한 1.5㎞에 그쳐 희망 지점에 대한 정밀 수색은 이뤄지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8일 네팔 당국이 재난 대응 기조를 수색·구조에서 재건·복구 단계로 전환하면서 대규모 수색 작전을 재개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의 네팔군 병력과 헬기 등 자산도 수색이 아닌 복구 및 재건 현장에 투입됐다.
다만 정부는 수색 활동을 완전히 중단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8명의 인력으로 파견된 KDRT 2진은 지난 11일 네팔 카트만두에 도착해 수색 계획을 네팔 측과 논의 중이다.
기존과 같이 KDRT 차원의 대규모 수색은 어렵겠지만, 정부는 자체 구조 활동을 펼치는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남동발전을 지원하면서 네팔 측과 소통을 지속할 예정이다.
gerra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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