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사항 없음' 실종자 없다는 뜻 아냐"…네팔 가족들 수색 재개 호소

"사각지대 최후 지상 수색 즉시 재개해야"
실종 15일째 현지 기자회견…"수색 좌표·드론 데이터 공개하라"

네팔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건설현장에서 근무하다 홍수로 실종된 남동발전 한국인 직원의 가족들이 9일(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 시내의 한 호텔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9.9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카트만두=뉴스1) 한상희 구윤성 기자 = 네팔 대홍수로 실종된 한국인들의 가족들이 9일(현지시간) "특이사항이 없다는 발표가 그곳에 연락두절자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정부에 실질적인 지상 수색을 계속해 달라고 호소했다.

실종자 가족 일부는 이날 오전 네팔 카트만두 시내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발생 15일이 지난 지금, 현장에서 목격한 것은 국가의 외교적 공조 부재, 행정적 책임 회피, 그리고 사실상의 수색 형해화였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가족들은 초기 대응에 대해서는 "초기 투입된 신속대응팀은 현지 사정과 재난 상황을 전혀 알지 못해 초기 골든타임을 허비했다"며 "현장 영상, 사고 좌표, 네팔 군·경 인맥 연결까지 모든 정보를 절박한 가족들이 직접 챙겨 전달해야 했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2일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KDRT)가 투입된 뒤에도 수색 활동은 제한적이었다고 했다. 가족들은 "44명의 전문가와 7톤의 첨단 장비가 투입되어 큰 희망을 품었으나, 현장 운용은 지극히 제한적이었다"며 "약 15㎞에 달하는 수색 구역 중 남동발전 직원들의 대피 경로 구역에는 단 7명의 인원과 4대의 드론만이 잠시 투입됐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차량 이동이나 항공 조망 중심의 제한적 활동에 그쳤고, 심지어 민간 수색팀의 지상 구조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장비 대여 요청마저 정부와 기업 간의 법적 절차를 이유로 거부당했다"라고 했다.

지난 5일 조현 외교부 장관의 현장 방문 이후에도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없었다"며 가족들이 전달한 첫 번째 성명서와 구체적인 수색 요청안에도 공식 회신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가족들은 정부와 KDRT에 실제 수색 범위와 검증 자료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어느 좌표를 수색했고 어느 사각지대를 확인하지 못했는지 구체적 동선과 드론 촬영 데이터를 공개해달라"며 "네팔 군과의 협조가 어디까지 이루어졌는지 객관적 근거를 제시해달라"라고 촉구했다.

또 "'특이사항 없음'을 '연락 두절자가 없음'으로 왜곡하지 말아달라"며 "지상 접근을 하지 못한 채 항공 조망이나 차량 이동으로 '특이사항이 없다'고 발표하는 것은 정보의 왜곡이다. 근무복 등 단서가 남아있을 사각지대의 가능성을 임의로 차단하지 말라"고 했다.

가족들은 "'외형 유지용 수색'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구조·수색을 재개하라"며 "네팔 정부의 재건 전환과 KDRT의 파견 시한을 구실로, 대외적으로 구조 수색이 실제로 이뤄지고 있는 척 시간을 끌어서는 안된다. 연락두절자의 생사 여부가 객관적으로 확인될 때까지 실체 있는 수색을 지속해 달라"라고 촉구했다.

KDRT는 이날 오전 별도의 수색 활동을 하지 않은 채 오후 베이스캠프가 있는 바타르에서 카트만두로 이동할 예정이다. 장비 반출과 출국 절차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해 활동 거점을 미리 옮기는 것이라는 설명이지만, 네팔 당국이 수색·구호에서 재건·복구 단계로 전환한 가운데 현장 수색은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가족들은 별도의 긴급 고발 성명서를 통해 "정부가 약속했던 10일간의 임무 기간조차 채우지 않은 조기 철수"라며 "남동발전 직원들의 대피 경로와 생존자 증언이 확보된 구역에 대한 실질적 지상 수색은 단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은 채 내려진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구호대는 철수 장비를 내려놓고, 철수 전까지 민간 수색팀 및 현지 군·경과의 공조를 통해 남아있는 사각지대에 대한 최후의 지상 수색을 즉시 재개하라"며 "단 한번이라도 실효성 있는 수색으로 국가의 존재함을 보여달라"라고 촉구했다.

지난달 26일 발생한 대홍수로 네팔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던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6명과 한국남동발전 직원 3명 등 한국인 9명의 연락이 15일째 끊긴 상태다.

가족들은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작동하는 진짜 국가의 모습을 보고 싶을 뿐"이라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모든 자원과 외교력을 동원해 실질적인 구조 수색을 재개하라"고 호소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