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 병력'과 '비전투 병력' 무슨 차이?…무기 아닌 '임무'로 갈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 "호르무즈 파병, 전투·비전투 참여 모두 고려"
정부, 파병 시 후방 지원·감시정찰 위주 '비전투 병력'에 무게
-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정부가 미국과 이란의 분쟁 지역인 호르무즈 해협으로의 파병을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밝히면서 전투·비전투 병력의 파병 가능성을 모두 열어뒀다.
5일 군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두 파병 형태를 가르는 결정적 차이는 무장 여부가 아닌 부여된 임무의 성격이다. 전투 병력의 경우 교전이 불가피한 작전에 참여하는 게 임무인 것과 달리, 비전투 병력은 감시·정찰 및 소해(掃海) 등 전투 보조부터 군수·의무·재건 지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후방 임무에 역할의 초점이 맞춰진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날인 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호르무즈 파병 관련) 실질적 기여는 군사적 기여를 포함하고 여기엔 전투·비전투 참여 모두 포함된다"라며 "'파병'하면 전투로 직결시키거나 대규모 병력으로 보는 인식이 있는데 그렇지 않을 수 있다"라고 했다.
이는 실제 파병이 결정되더라도 '전투의 직접 참여'라는 개념에 갇히지 않고 미국 측의 요구나 중동 상황에 맞춰 지원의 방식과 범위를 면밀하게 검토해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청와대 대변인실은 위 언급과 관련해 "다양한 옵션에 대한 일반적 설명"이라며 "현재 실질적 기여와 관련해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라고 부연했다.
전문가들은 전투와 비전투 참여를 구분 짓는 핵심 기준으로 부여된 '임무'의 성격을 꼽는다. 전투 참여는 △작전 구역 내 평화와 안전 수호를 목적으로 무력 사용 권한을 부여받은 부대가 △필요시 직접 교전 등에 투입되는 형태를 의미한다. 1965년 베트남전쟁 전투부대 파병, 1999년 9월 동티모르 파병 등이 대표적이다.
당시 투입된 전력을 보면 보병 등 전투 인력이 핵심을 이루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은 육군 2개 보병 사단과 해병대 1개 여단 등 주력 전투 전력을 대규모로 파견했다. UN 다국적군의 일환으로 동티모르에 파병된 상록수부대 역시 전투 수행이 가능한 특수전사령부(특전사) 1개 대대를 중심으로 한 400여 명 규모의 보병 부대로 구성됐다.
반면, 비전투 참여는 직접적인 교전보다는 감시·정찰, 기뢰 탐지·제거, 군수·의무 지원 등 전투 수행을 보조하거나 해상 항행의 안전을 보장하는 데 목적을 둔다. 2004년 이라크에 파병된 자이툰 부대처럼 그 목적을 '재건·인도적 지원'으로 명확히 제한하는 방식이 그 사례다.
군 안팎에서는 한국군이 호르무즈에 파병하더라도, '전투 참여' 방식이 될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 직접적인 전투 참전이 전제된 파병은 국회 및 국민 여론의 동의를 구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중동 국가들과의 외교 마찰 가능성 등 대내외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비전투 참여'는 우리 병력의 직접적인 피해라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국제 해상 교통로의 자유 통행 보장'이라는 명분을 확보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으로 꼽힌다. 실제 정부가 미 측에 제시한 파병 검토 목록에는 폭발물처리(EOD) 전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OD 전력은 과거 이라크 '자이툰부대', 레바논 '동명부대', 남수단 '한빛부대' 등에도 투입돼 작전 구역 내 폭발물 테러 예방과 지뢰·불발탄 탐지 등 안전을 위한 임무를 수행한 전력이 있다.
아울러 정부의 검토 목록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 해군 군수지원함 '소양함'(AOE-II)과 해상초계기 '포세이돈'(P-8A) 역시 전투 참여보다는 후방 작전 지원 성격이 강한 자산이다.
소양함은 군수 물자 운송과 보급을, P-8A는 감시·정찰 임무를 주력으로 한다. P-8A의 경우 미사일과 어뢰 등 타격 능력을 갖춘 무장은 가능하나, 중동 국가들과의 외교적 관계 등을 고려해 해상 감시·경계 및 정보 수집 등 비전투 임무 위주로 운용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kimyewo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