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군 헬기 2대 지원, 악천후에 회항"…韓 실종자 9명 수색 난항
유의미한 흔적 없어…"육로 10시간 수색에도 범위 제한"
가파른 협곡 약해진 지반에 악천후까지…4일 헬기 수색 재시도
- 한상희 기자, 구윤성 기자, 윤주현 기자
(서울·람체·둔체=뉴스1) 한상희 구윤성 윤주현 기자 = 네팔 대홍수로 실종된 한국인 9명을 찾기 위한 수색이 일주일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현재까지 유의미한 생존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네팔군이 헬기 2대를 지원했지만 비와 강풍으로 시야 확보가 어려워 회항했고, 가파른 협곡과 불안정한 지반까지 겹치면서 헬기와 육로 수색 모두 난항을 겪고 있다.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KDRT) 관계자는 3일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네팔군이 지원한 헬기를 타고 실종자 가족들이 관심을 두는 지역을 살펴보려 했지만, 악천후로 진입하지 못한 채 되돌아왔다고 밝혔다.
한국 측은 이날 오전 바타르 지역 네팔군 기지에서 현지 사령관과 회의를 열고 수색 상황을 공유했다. 네팔군 사령관은 이 자리에서 터널과 그 주변에 대한 수색 결과를 설명했다.
KDRT 관계자는 사령관으로부터 "터널에는 물이 차 있고 부유물과 뻘이 많이 형성돼 있는 데다 돌까지 막고 있어 수색에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생존자를 찾는 열화상 드론을 터널 주변에 띄웠지만 유의미한 생물체 반응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사령관은 한국 측이 원하는 수색 지역을 묻고, 실종자 가족들이 관심을 두는 지역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헬기 2대를 즉시 지원했다. 한국 측과 함께 해당 지역을 살펴본 뒤 향후 수색 방향을 협의하자는 취지였다.
KDRT 관계자와 두산 관계자 등이 탄 헬기 1대는 댐 지역으로 향했지만 비와 강풍에 막혀 회항했다. KDRT 관계자는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 헬기 운항이 쉽지 않았는데도 계속 갔다"며 "관심 지역에 들어가려는데 시야가 1m도 확보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돌아왔다"고 말했다. 소방 구조대원 3명과 드론을 투입하려던 다른 헬기 1대는 이륙하지 못했다.
육로 수색도 쉽지 않다. 현장은 산세가 가파르고 나무가 빽빽한 데다 홍수로 강변이 크게 침식돼 일부 구간은 거의 절벽처럼 변한 상태다. 비가 계속 내리면서 지반도 약해졌다.
이 관계자는 "산이 가팔라 수색대가 한 줄로 이동해야 하는데 길이 제대로 나 있는 게 아니어서 잘못하면 길을 잃을 수도 있다"며 "육로 수색은 상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날 수색팀도 10시간 동안 활동했지만 실제로 수색한 장소는 상당히 제한적이었다"며 "수색대원 6명과 네팔군 2명이 한 지역을 함께 살펴보며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수색 지역을 정하는 과정도 쉽지만은 않다. 한국 신속대응팀은 앞서 람체 지역을 수색했지만 생존자나 사상자와 관련한 유의미한 흔적을 찾지 못했다.
네팔군은 해당 지역을 이미 5~6차례 정밀 수색해 수색을 마친 곳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한국 측의 재수색 필요성에 의문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사령관은 추가 홍수가 발생하면 대피할 수 없는 위험 지역이라는 점을 들어 "내 작전구역에서 무모한 행동을 허용할 수 없다"며 한국 측에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곳은 실종자 가족들이 계속 관심을 두고 있는 지역이다. KDRT는 가족들이 우선적으로 수색해 달라고 요청한 지역을 중심으로 드론이나 육로를 활용한 추가 수색 방안을 네팔군에 제안할 계획이다. 실종자들이 메인캠프(사무실) 뒤편 산이나 옐로브리지를 건너 대피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KDRT 관계자는 "연락두절자 가족들이 원하는 수색 지역에 우선순위가 있다"며 "그곳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면서 네팔 측이 기대하는 분야와 절충하는 방향으로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KDRT는 현지시간으로 4일 오전 7시 30분(한국시간 오전 10시 45분)까지 출동 준비를 마치고 헬기 2대로 같은 지역에 대한 공중 수색을 다시 시도할 예정이다. 이후 네팔군과 어느 지역에서 장기적으로 합동수색을 벌일지 협의한다.
관건은 기상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몬순 시즌이라 강을 두고 한쪽에는 비가 오는데 다른 쪽에는 오지 않을 정도로 날씨가 변덕스럽다"며 "내일 기상 상황이 좋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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