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케타민 압수량 5년새 50배 급증…국정원 "해외 공급망 원점타격"

지난해 140.6㎏으로 역대 최대…필로폰 이어 압수량 2위
독일·영국·싱가포르 등 유입 경로 다양…"데이트 강간 약물 악용 주의"

국가정보원 국제범죄정보센터(TCIC)는 27일 "최근 아시아와 유럽을 중심으로 케타민의 불법 제조·유통이 확산되면서 국내에도 오·남용 위험성에 대해 각별한 경각심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국정원 제공).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국내에서 이른바 '클럽마약', '슈퍼K', '데이트 강간 약물' 등으로 불리는 케타민의 유통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케타민 압수량이 5년 전보다 50배 넘게 급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가정보원은 해외 공급망과 유통조직을 추적하는 '원점 타격'에 나서기로 했다.

국정원 국제범죄정보센터(TCIC)는 27일 "최근 아시아와 유럽을 중심으로 케타민의 불법 제조·유통이 확산하면서 국내에도 오·남용 위험성에 대해 각별한 경각심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국내에서 압수된 케타민은 역대 최대인 140.6㎏으로, 2020년 2.7㎏과 비교해 5년 만에 50배 이상 늘었다.

압수량 기준으로는 필로폰 376.6㎏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대마초 압수량 128.6㎏도 넘어섰다.

케타민의 국내 반입 경로도 광범위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가별 압수량은 독일이 62.9㎏으로 가장 많았고 영국 17.6㎏, 싱가포르 7㎏, 태국 4.4㎏, 네덜란드 2.2㎏, 필리핀 1.9㎏ 등이었다.

필로폰은 동남아시아, 대마는 북미 등 특정 지역에 주요 공급처가 집중된 것과 달리 케타민은 유럽과 아시아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국내로 들어오고 있다는 게 국정원의 설명이다.

국정원은 케타민이 유엔(UN)의 규제물질이 아닌 데다 일부 국가에서는 마약류가 아닌 의약품으로 관리되는 점을 국제 마약조직이 악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적으로 불법 생산과 공급이 증가하면서 국내 유통도 함께 확산하는 추세라는 것이다.

의료용으로도 사용되는 약물이라는 점 때문에 투약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도 국내 확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국정원은 보고 있다.

그러나 케타민을 과다 투약할 경우 비뇨기계에 회복하기 어려운 영구적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필로폰 등 다른 약물과 함께 투약할 경우 사망이나 영구 장애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특히 케타민은 음료에 몰래 섞어도 알아차리기 어렵고 체외 배출 속도가 빨라 성범죄에 악용되는 이른바 '데이트 강간 약물'로도 사용된다.

국정원은 술자리나 클럽 등에서 모르는 사람이 건네는 술이나 음료를 주의하고, 극심한 졸림이나 의식 저하·혼란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 가능한 한 빨리 안전한 장소로 이동해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정원은 최근 독일에서 국제특송을 통해 인천공항에 도착한 오토바이 내부에 숨겨진 케타민 3.8㎏를 단속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관세청에 제공하는 등 국내 유입 차단에도 나서고 있다.

국정원은 "앞으로도 케타민 해외 공급망과 유통조직을 집중 추적하는 원점 타격과 함께 국내 유관기관에 관련 정보를 적시 지원해 국민 피해 방지에 진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