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취임 1년…한일 '투트랙' 흔들리나, 日우경화에 급랭 우려
셔틀외교 이어왔지만 독도·사도광산 등 과거사 갈등 여전
반도체·조선 등 경제안보도 '표류'…"투트랙 균형 회복해"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취임 1년(10월 21일)을 앞두고 한일 양국이 과거사 문제와 안보·경제 협력을 분리해 관리해 온 '투트랙'(Two-Track)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의 국내 정치 불안과 우경화가 심화할 경우 셔틀외교의 동력이 떨어지면서 한일관계가 다시 급격한 냉각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다.
24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에 따르면 주동진 연구위원은 지난 19일 발간한 이슈브리프 '다카이치 총리 취임 1년과 한일관계: Two-Track 전략의 지속성과 과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주 연구위원은 다카이치 총리 취임 이후 한일 양국이 투트랙 전략 아래 셔틀외교를 이어가며 외교·안보 분야의 소통과 공조를 크게 확대해 왔다고 평가했다. 투트랙 전략은 과거사처럼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민감 현안'과 안보·경제처럼 협력이 시급한 '긴급 현안'을 분리해 양국관계를 관리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는 과거사 문제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두 축 사이에서 정책적 우선순위를 조율하는 데 방점이 있다.
문제는 최근 일본의 국내 정치 상황이다. 다카이치 총리의 '불통·독주' 행보에 대한 야당과 여론의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내각 중심의 폐쇄적·일방적 구조와 총리 중심의 인사 편성이 고착되고 있다는 게 보고서의 진단이다. 여기에 중일 갈등 장기화와 기록적인 엔저, '강한 일본'을 내세운 우경화 정책 등이 맞물리면서 집권 세력의 정치적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고 봤다. 이 같은 불안정이 우경화 심화와 주변국의 경계, 외교적 공조 약화, 셔틀외교 추동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이 한국에 매기는 우선순위 자체가 낮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최근 발간한 '방위백서 2026'에서 독도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한국을 4년째 4순위(호주→유럽→인도→한국) 협력국으로 평가했다. 일본의 '항구적 0순위'인 미국까지 고려하면 실질적으로는 5순위인 셈이다. 우리나라가 정권교체와 무관하게 일본을 '입장유사국'이자 '가치공유국'으로 평가하며 셔틀외교를 존중·견지해 온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해묵은 과거사 갈등도 여전히 잠재적 뇌관으로 꼽혔다. 독도 영유권 주장 외에도 역사교과서의 과거사 미화, 사도광산 추도식, 조세이탄광 DNA 검사 표류, 군함도 문제 등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보고서는 이처럼 '민감 현안'에서 별다른 진전 없이 피상적인 소통과 공조만 반복할 경우 투트랙 전략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보·경제 등 이른바 '긴급 현안'에서도 뚜렷한 성과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반도체·메모리와 해운·조선, 희토류, 방산, 원유·원자력·액화천연가스(LNG), 공적개발원조(ODA)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양국의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있으며, 민간·의원 외교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실질적 합의 도출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일본이 자위대 해외 진출, 군사력 증강, 3대 안보 문서 및 '비핵 3원칙' 개정, 헌법 9조(평화헌법) 개헌 등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과거사 갈등까지 재점화될 경우 양국 관계의 긴장도가 빠르게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일본 집권 세력의 지지율이 하락할수록 우경화 정책과 과거사 문제가 결합해 한일관계의 휘발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주 연구위원은 다카이치 총리와 자민당이 향후 국내 정치에 매몰될 경우 셔틀외교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을 경계했다. 일본 정치권의 관심이 오는 2028년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여야 간 정쟁에 집중될 경우 한일관계의 '급랭 유발' 요인이 발생하거나 이를 사전에 차단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셔틀외교의 지속성은 대가 없이 담보되지 않는다"며 한일 양국이 과거사와 실질 협력 양쪽에서 성과를 만들어 투트랙 전략의 균형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기적인 관계 부침에 흔들리지 않는 대일 전략과 함께, 양국 간 상호호혜적인 전략적 소통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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