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전자기파로 적 판단력 떨어뜨리는 '인지 타격' 체계 연구
드론 등에 탑재해 현기증·구토 유도
적 핵심인원에 '초자연적 공포심' 일으켜 심리적 타격도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우리 군이 전자기파를 이용해 적의 상황 인식과 집중력, 판단력을 일시적으로 떨어뜨리는 이른바 '인지 타격' 체계 구축을 구상하고 있다.
22일 방산업계 등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최근 '복합 전자기 에너지를 이용한 반응 유도 체계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방사청은 이 연구를 통해 관련 체계의 기술 확보 로드맵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가 곧 실제 무기체계 개발에 착수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전자기 에너지 기술의 국방 활용 가능성과 기술성숙도, 필요한 기술, 향후 연구개발 기간 등을 따져 향후 소요제기와 국방기획서 반영에 활용할 기초자료를 마련하는 게 목적이다.
우리 군은 전자기파를 사람에게 직접 투사해 물리적 파괴 없이 감각 반응을 간접적으로 교란하는 체계 개발을 구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상의 작전 수행을 지연하거나 마비시키겠다는 개념이다.
군 관계자는 "우선 무인기 등에 '반응 유도 체계'를 탑재해 적 장비 운용요원에게 전자기파를 집중적으로 투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라며 "물리적으로 장비나 인원을 파괴하지 않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방사청의 제안요청서에는 적 핵심인원을 대상으로 원인불명의 반응 공격을 통해 '초자연적 공포심'을 유발함으로써 조직 전반의 전투 의지를 와해하는 방안도 연구 대상으로 제시됐다.
방사청은 전자기파를 아군의 중요 시설을 지키는 비살상 방호무기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기지 등에 고정형 체계를 설치해 침투하는 적에게 전자기파를 가하는 방식이다.
전자기파는 특수임무부대의 침투작전 지원에도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소형 무인항공기(UAV)나 무인지상차량(UGV)에 체계를 달아 적 경계병의 작전 수행 능력을 떨어뜨리고, 고가치 표적을 생포하는 과정에서는 저항하거나 도주하는 표적에 전자기파를 이용해 강한 생리적 고통을 가하는 방안이 연구 과제에 포함됐다.
군은 반응 강도에 따라 전자기파를 5단계로 운용하는 개념도 연구한다.
1단계에서는 저출력 열감효과로 가벼운 온열감을 유발해 접근을 경고하고, 2단계에서는 저출력 청각효과를 이용해 대상에게 소음을 발생시켜 심리적 압박을 준다.
3단계에서는 열감과 청각효과를 함께 가해 행동을 억제하고, 4단계에서는 고출력 청각효과를 사용해 현기증과 구토, 일시적인 평형감각 상실 등을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가장 강한 5단계에선 고출력 청각효과와 열감효과를 동시에 사용해 강력한 열통증과 함께 즉각적인 퇴각이나 행동 제한을 유도하는 개념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로는 고출력 전자기파 증폭기, 정밀 빔 조향 안테나, 전자기파 생체반응 유도 알고리즘 등이 검토된다. 국내외 비살상 지향성 에너지 체계와 뇌신경 자극 전자기파 관련 기술도 조사 대상이다.
다만 사람의 생체 반응을 직접 유도한다는 기술적 특성상 윤리·법적 문제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
방사청은 연구 과정에서 안전 가이드라인과 비살상 체계 운용을 위한 윤리적 교전수칙을 제안하고, 특정재래식무기금지협약(CCW) 등 국제법상 해당 체계의 지위도 분석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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