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中, 한반도에 '건설적 역할'"…美엔 "적대 정책 바꿔야"(종합2보)

조현, 北 복귀 위한 中 역할 당부…왕이 "평화·안정 위해 노력"
북미 대화 재개, 한중 온도 차…11월 APEC 양국 정상 회동 추진

조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19일 서울에서 회담 및 만찬을 갖고 한중관계와 한반도 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외교부 제공) 2026.8.19.

(서울=뉴스1) 윤주현 한상희 기자 =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위해 19일 서울을 찾은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한반도의 제일 중요한 이웃 국가로서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발전을 위해 계속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며 "우리는 응당 해야 할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이날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과 양자회담에 앞서 한 모두발언에서 "한국과 북한 두 나라가 점차 평화와 공존의 길로 나아가기를 바란다"며 "한반도의 지속적인 안정과 발전이 이뤄지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조 장관도 모두발언에서 "한반도의 평화·안정이라는 한중 공동의 이익에 기반해 중국과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며 "한중 관계 복원의 성과가 한반도를 포함한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회담에서도 조 장관은 정부의 '한반도 평화 공존 3대 청사진'을 소개하고, 북한의 조속한 대화 복귀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다. 왕 부장은 "중국의 한반도 정책은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건설적 역할을 지속할 것을 약속했다.

다만 대북 문제와 관련해서는 양국 간 온도 차가 존재했다. 왕 부장은 회담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 북미 정상회담을 중재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결정할 일"이라며 "특히 미국이 오랫동안 유지해 온 대결적이고 적대적인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답해 중국이 북미 대화를 일방적으로 돕진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아울러 모두발언에서 한국과 북한을 '두 나라'라고 부르면서 북한의 '남북 두 국가' 주장에 힘을 싣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중국과 북한이 보는 한반도 정세와 한미가 보는 정세가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북한은 이날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의 담화를 통해 북미 정상 간 소통 여부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김 부장은 한미연합훈련 축소에 대해서도 "훈련의 규모나 기일이 줄어든다고 해서 도발적, 공격적 성격의 군사연습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대북 유화 메시지를 전면 거부한 상태다.

한중관계 전면 복원 흐름…11월 APEC 계기 정상 만남 추진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8.19 ⓒ 뉴스1 김성진 기자

두 장관은 한중 관계의 전면적인 복원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조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왕 부장이 한중 수교 기념일(8월 24일) 34주년 직전이자 하반기 첫 외교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것은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려는 중국 정부의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양국 정상의 상호 방문을 언급하며 "한중 관계의 전면 복원 흐름이 자리 잡았다"며 "이재명 대통령께서는 2026년을 한중 관계 전면 복원의 원년으로 만들어 나가자고 하신 바 있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또 "양국 국민의 민생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전면적 관계 복원의 성과를 이행하기 위해 긴밀히 협의해 온 만큼 오늘 회담을 통해 지금까지의 노력을 점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내년 한중 수교 35주년을 앞두고 오는 11월 선전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계기 고위급 교류를 위한 준비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며 "경주에서 시작된 한중 관계 전면 복원의 서사가 선전 APEC을 통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왕 부장과 함께 노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도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상호 방문을 거론하며 "양국 정상은 한중 관계의 발전과 미래에 대해 일련의 중요한 공동 인식을 이루고,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전략적인 방향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중 관계는 양국 정상이 제시한 방향에 따라 안정적으로 개선되고 발전하고 있다"며 "이는 양국 국민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또 "한중 양국은 영원한 이웃이자 지속적인 동반자"라며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관점과 양국 국민의 근본 이익에 따라 한중 관계가 건강하고 안정적이며 지속 가능하게 발전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 측과 함께 초심을 잊지 않고 시대와 더불어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올라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회담에서 조 장관은 한중관계 전면 복원의 흐름이 공고히 자리 잡았다고 평가하면서 분야별 후속 조치를 착실히 이행하자고 중국 측에 제시했다.

이어 11월 선전 APEC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유치를 기원하며, 이를 계기로 한 고위급 교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왕 부장은 APEC 정상회의 참석 계기 정상 간 회동을 적극 고려 중이라며 이에 화답했다.

아울러 양 장관은 최근 지역 및 글로벌 정세에 대해서도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조 장관은 특히 역내 국가들이 정치·경제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만큼 상호 존중과 협력을 바탕으로 공통점을 찾아 나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