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시작한 한미 UFS, 어떻게 '축소'하나…FTX 규모 줄어들 가능성

美 "한미 훈련 축소 트럼프 지시 이행"…참여 병력·장비 감축할 수도
시뮬레이션 때 시나리오 조정 가능성…전작권 검증 프로세스 축소 우려

한국과 미국이 하반기 정례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lchi Freedom Shield·UFS)를 진행한 17일 경기 평택시 팽성읍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장비들이 계류되어 있다. 2026.8.17 ⓒ 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미국 전쟁부(국방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연합연습 축소 지시를 이행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가 나온 지난 17일 이미 시작된 하반기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전면 재조정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다양한 연합연습 중 실제 병력과 장비가 투입되는 야외기동훈련(FTX)의 규모를 줄이는 방식이 우선 검토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 전쟁부 관계자는 17일(현지시간) "전쟁부는 최고통수권자의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 측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실제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공식화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18일 오전까지 UFS의 조정 등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미국 측과의 소통 여부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다. 전날 청와대가 한미가 연합방위태세와 연합연습에 대해 긴밀히 조율해 왔다며 앞으로도 구체적인 사항을 공조하겠다고 밝힌 것이 여전히 정부의 공식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의 '좋은 관계'를 거론하며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에게 한미 연합연습을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훈련 비용이 많이 들고 북한에 적대적인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이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논리였다.

다만 이는 한미 간 사전 조율이 없이 나온 발언으로, 미 전쟁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하루가 지난 뒤에야 관련 조치를 구체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 행정부와도 사전 논의 없이 돌발적인 발언을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미 연합연습은 통상적으로 다양한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를 세워 한미의 대응에 따른 전황의 추이와 결과를 보고 이를 토대로 새 전략 수립 여부를 분석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과, 한미 병력이 실제 기동훈련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뮬레이션 훈련은 '축소'라는 개념을 적용하기 쉽지 않은 만큼, 전문가들과 군 안팎에서는 개별 FTX에 참가하는 병력·장비와 미군 전력 규모를 줄이는 방안이 유력한 축소 방안으로 거론된다.

다만 일각에선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훈련도 시나리오를 조정하면서 축소 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한국군 주도의 연합방위 상황이나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 운용과 연계된 일부 시나리오의 범위를 줄이는 방식으로 당초 예정된 시뮬레이션을 모두 진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UFS에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과 관련한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활동도 포함돼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축소 지시가 전작권 전환을 위한 정부의 구상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이와 관련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은 "전작권 전환이나 한미 간 주요 현안을 검증하는 프로세스상의 시나리오는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전략적 유연성'을 추구하는 미국 입장에서도 이런 부분은 축소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훈련 축소 지시 일회성 아닐 수도…"최소한의 억지력 유지되는 모습 보여야"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올해 UFS에 한정되지 않을 수 있다고도 예상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인 2018년 6월 첫 북미 정상회담 직후 한미 연합연습의 중단을 선언했고, 이후 주요 연합연습과 대규모 FTX가 잇달아 축소·중단된 바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대로 북미 대화가 본격화할 경우 연합연습은 집권 1기 때처럼 북미 간 협상 환경을 조성하는 카드로 다시 활용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곧 확인될 감축 폭과 방식이 선례로 남아 향후 한미 연합연습의 규모와 구성 방식을 정하는 새로운 기준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과, 현실적으로 이번 UFS는 예정대로 진행하고 이후부터 '축소안'이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동시에 나온다.

문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중동 전쟁을 치르는 미국을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거부했다고 밝힌 트럼프 대통령이 이 사안을 대미 투자 등 다른 한미 현안과 엮어 '안보의 경제화'를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지시가 대북 메시지뿐 아니라 이란 문제 등에서 한국의 역할을 압박하려는 성격이 있다고 분석했다.

신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서 한국이 동맹국으로서 일정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했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한국이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이 연합연습 문제에도 일정 부분 반영됐을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신 사무총장은 이어 "한미 사이에는 핵추진잠수함과 조선 협력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을 거래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만큼, 연합연습 문제가 다른 안보·경제 현안과 연계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달라진 정세도 연합연습 축소가 불러올 파장을 계산할 때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18년과 달리 현재 북한은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고, 한국과의 대화에 선을 긋고 있다. 신 사무총장은 "미국과 북한이 직접 접근한다면 한국이 오히려 대화 과정에서 배제되는 '통미봉남'식 상황을 우려할 수 있다"라며, 북미 대화가 선행되면 남북 관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정부의 기대와 달리 전략환경의 변화가 한국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유지훈 연구위원은 "미 측의 이번 축소 지시가 나온 상황에서 이를 완전히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축소하더라도 한미 간 충분한 협의를 통해 연합방위태세와 최소한의 대북 억지력이 유지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연합연습은 동맹의 억지력과 지속성을 보여주는 메커니즘"이라며 "그 성격이 훼손되지 않는 수준에서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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