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피지, 11년 만에 외교장관회담…중동발 에너지 공급망 협력 논의

수교 55주년 계기 디토카 피지 외교장관 방한
호르무즈 의존도 높은 피지, 韓 정유·비축 역량 주목

조현 외교부 장관이 13일 사키아시 디토카 피지 외교장관과 만나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에너지 공급망 협력과 개발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외교부 제공).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13일 사키아시 디토카 피지 외교장관과 만나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에너지 공급망 협력과 개발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한·피지 외교장관회담은 약 11년 만에 열렸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이날 서울에서 디토카 장관과 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와 에너지 공급망, 개발협력, 한반도 및 태평양 지역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조 장관은 올해 양국 수교 55주년을 맞아 디토카 장관의 방한으로 약 11년 만에 외교장관회담이 개최된 것을 환영했다. 양국의 외교장관회담은 지난 2015년 9월 윤병세 당시 외교부 장관의 피지 공식 방문을 계기로 열린 것이 마지막이다.

조 장관은 또 피지가 한국의 대(對)태평양도서국 외교의 주요 거점이라며 양국이 그동안 우호협력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왔다고 평가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디토카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에 핵심 에너지 수송을 의존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중동 전쟁에 따른 공급망 교란에 특히 취약하다면서 높은 수준의 정유·비축 역량을 갖춘 한국과 에너지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두 장관은 역내 국가 간 안정적이고 회복력 있는 에너지 공급망 구축을 위한 협력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는 데 공감하고 관련 사안에 대해 긴밀히 소통하기로 했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에너지 안보가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주요 현안으로 부상한 가운데, 이번 회담에서 피지 측이 한국의 정유·비축 역량을 구체적으로 거론한 것은 양국 협력을 기존 개발협력 중심에서 에너지 안보 분야로 넓히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개발협력과 관련해 조 장관은 한국 정부가 보건과 에너지 등 피지 측 수요가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며 피지의 진료 환경 개선과 신재생에너지 역량 강화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디토카 장관은 한국의 지원에 사의를 표하면서 기후변화 대응 분야 등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요청했다.

두 장관은 한반도와 태평양 등 역내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으며, 피지 내 우리 국민 보호를 비롯한 영사 분야 현안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양측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외교당국 간 소통을 강화하고 양국 협력 관계를 지속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