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병대, 한반도서 첫 FPV 공격드론 실사격…"20㎞ 밖 정밀타격"
최대 시속 130㎞·장갑 100㎜ 관통…6대 모두 표적 명중
- 국방부 공동취재단, 허고운 기자
(포천·서울=뉴스1) 국방부 공동취재단 허고운 기자 = 최고기온이 37도를 웃돈 5일 경기 포천시 영중면 로드리게스 훈련장. 무전기 너머로 '스플래시'(Splash)라는 낮은 목소리가 들리자 약 900m 떨어진 산악지형의 표적에서 붉은 섬광이 번쩍였다. 약 3초 뒤 둔탁한 폭음이 사격장을 울렸다.
미 해병대가 한반도에서 처음 실시한 1인칭시점(FPV) 공격드론 실사격 훈련 현장이었다. 미 해병대는 이날 한미 해병대 교류프로그램(KMEP)의 일환으로 쿼드콥터형 공격드론 '네로스 아처'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에는 미 해병대 제3해병사단 제4해병연대에 전개된 제3대대 제7해병연대 장병들이 참가했다. 네로스 아처 11대가 투입됐고, 이 가운데 실사격에 나선 6대는 표적에 모두 명중했다. 드론은 표적에 직접 충돌해 파괴하는 '히트 투 킬' 방식으로 운용됐다.
관측대에서는 드론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비행과 타격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드론이 훈련장 상공을 가로질러 막사 형태의 구조물에 빠르게 접근했고, 표적이 화면을 가득 채운 순간 영상이 검게 전환됐다. 곧이어 폭발음이 들렸다.
미 해병대에 따르면 이번 훈련은 지난달 30일 포항 인근에서 제3경기갑수색대대가 실시한 실사격에 이어 진행된 한반도 최초의 FPV 공격드론 실사격 시리즈다. 미 해병대가 관련 훈련을 국내 언론에 공개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네로스 아처의 유효사거리는 약 20㎞이며, 최대 사거리는 25㎞ 수준이다. 최대 시속 130㎞로 비행하고 약 3㎏의 폭발물을 탑재할 수 있다. 임무에 따라 대전차·대물·대인용 탄두를 장착하며, 대전차 탄두는 균질압연강 기준 약 100㎜ 두께를 관통할 수 있다고 제작사 측은 설명했다.
길이와 폭이 30~40㎝가량인 드론 한 대로 소총 분대와 소대가 기존 편제 화기의 사거리를 크게 넘어선 지역까지 정찰하고 정밀타격할 수 있다는 게 미측의 설명이다. 네로스 아처를 운용하면 화력지원이 제한된 소부대도 비교적 안전한 위치에서 약 20㎞ 떨어진 표적을 직접 타격할 수 있다.
피터 앤크니 주한미해병대 부사령관(대령)은 "모든 것의 핵심은 (한미)연합 대비태세"라며 "미 해병대가 향후 실제 투입될 수도 있는 한반도 지형에서 직접 지상을 누비며 역량을 선보일 수 있다는 점 자체가 큰 기회"라고 말했다.
앤크니 부사령관은 이번 훈련이 드론의 파괴력을 확인하는 것 이상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사격장과 공역 관리, 규제 절차, 합동전력 간 협조를 직접 경험하고 한국군과 새로운 표준작전절차(SOP)와 전술·전기·절차(TTP)를 정립해 나가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미 해병대는 이번 실사격을 위해 미 8군과 미 제2보병사단, 제2전투항공여단 및 한국 측과 공역·안전통제 절차를 협의했다. 실사격 전에는 고폭탄을 탑재하지 않은 상태에서 반복적인 예행연습과 안전점검도 실시했다.
네로스 아처는 미 국방부(전쟁부)의 '블루 UAS' 인증을 받은 FPV 드론이다. 제작사 네로스는 핵심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지 않고 미국과 동맹국을 중심으로 공급망을 구성한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모터는 대만에서, 모터 내부 자석은 일본에서 공급받는다고 설명했다.
제작사 측은 전자전과 재밍 환경에서도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우크라이나에 약 6000대를 보냈다고 밝혔다. 일본에 주둔하는 미 해병대가 운용하고 있고 싱가포르와 호주에도 일부 물량을 공급했으며, 다른 동맹국들과도 도입을 협의하고 있다.
미 해병대는 이번 훈련을 계기로 한국군을 비롯한 동맹국과 FPV 공격드론 훈련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미 해병대의 에릭 미란다 상사는 "한국군이 새로운 전력을 갖게 되면 우리에게 공유하듯, 우리에게 새로운 전력이 생기면 당연히 한국군과 공유할 것"이라며 "KMEP, 을지자유의방패(UFS) 등 다양한 훈련을 거치며 매 순간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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