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필리핀서 한미일 외교장관회담 개최…한반도 정세 집중 논의

북중·북러 밀착 대응 방안 논의…호르무즈 등 중동 문제도 의제
한미 양자회담 조율 중…대미 투자·쿠팡 문제 등 현안 논의 여부 주목

지난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기간 중 열린 3자 회담에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츠 일본 외무장관, 조현 외무장관이 소형모듈원자로(SMR)에 관한 협력각서(MOC)에 서명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07.0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한국·미국·일본의 외교장관이 22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관련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만난다. 최근 심화한 북중, 북러 밀착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 등 한반도·동북아 정세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전망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후 필리핀 마닐라에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3국 외교장관회담을 갖는다. 한미일 외교장관은 지난 7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담한 데 이어 2주 만에 다시 만나게 된다.

이날 회담에서는 북한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정세에 관한 논의가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최근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만나 양국 사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와 군사 협력의 의미를 재확인했다. 북한과 중국 또한 '북중 우호조약 65주년'을 계기로 정상회담과 고위급 대표단의 상호 방문을 통해 강하게 밀착하는 모습이다.

이같은 북중러 3각 공조에 대응해 한미일 외교장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북중러의 '진영화'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고 역내 안정을 위한 한미일 안보 협력의 중요성도 재확인할 전망이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반도 문제는 항상 주요 관심 사안인 만큼, 최근 북러와 북중 간 교류가 심화하는 상황을 (미국·일본과) 공유하고 이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갈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의견을 교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난항으로 다시 격화한 중동 정세에 대한 논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 중동 사안에 대한 '지지' 입장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필리핀과 필리핀을 옹호하는 미국, 중국의 갈등 지역인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논의도 있을 것으로도 예상된다.

한국은 지난 12일 발표된 미국과 일본, 필리핀 등 14개국의 남중국해 관련 공동성명에 참여하지 않았다. 공동성명은 중국과 필리핀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해 필리핀의 손을 들어 준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판결 10주년을 맞아 발표됐다. 최근에도 남중국해 분쟁 해역에서 필리핀군과 중국 해경 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한 바 있다.

한편 외교부는 현재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과의 양자회담 일정도 조율 중이다. 특히 민감한 현안이 밀린 한미 외교장관의 양자회담 성사 여부가 관심사다.

이달 초 미국 하원 법제사법위원회는 한국 정부가 쿠팡을 '표적' 삼아 차별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했다. 쿠팡 관련 한미 간 잡음이 끊이지 않는 셈인데, 이로 인해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됐던 대미 투자와 한국형 핵추진잠수함 도입 및 원자력 협력 관련 논의도 좀처럼 진전되지 않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한화 등 기업인들과 국회의 한미의원연맹 소속 여야 의원들이 미국을 찾아 미 의회, 당국과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및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또한 이번 주 미국을 찾아 대미 투자 및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에 따른 관세 부과 관련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다. 조 장관과 루비오 장관은 정식 회담이 아니더라도 유의미한 소통을 통해 현안 관련 의견을 주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별개로 조 장관은 22일 호주·태국, 뉴질랜드·브루나이·필리핀 외교장관과 잇달아 양자회담을 갖는다. 23일에는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를 비롯해 아세안+3(한중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 한-메콩 외교장관회의에 연속해서 참가한다.

북한은 자신들이 참석하는 유일한 역내 다자 협의체인 ARF에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불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장관은 23일 ARF에서 한반도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을 위한 정부의 의지를 표명하고 북한의 대화 복귀를 촉구할 예정이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