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출국…한미 양자 협의에 주목

美 루비오 국무장관도 참석…쿠팡·대미 투자 등 현안 산적
北, ARF 2년 연속 불참 전망…조현, 대화 복귀 촉구

조현 외교부 장관. 2026.7.15 ⓒ 뉴스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윤주현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21일부터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출국한다. 이번 회의에선 산적한 현안이 쌓인 한미 양자회담의 성사 여부가 가장 주목된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출국해 22일 마닐라에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3국 외교장관회담을 갖는다. 3국 외교장관이 마주 앉는 것은 지난 7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계기 회담 이후 약 2주 만이다.

3국 장관은 북한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정세와 3국 안보협력, 지역·글로벌 현안, 경제안보 협력 등을 폭넓게 논의할 전망이다. 아세안 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만큼 남중국해 문제 등 역내 정세도 의제에 오를 수 있다. 루비오 장관도 전날 미 국무부 홈페이지에 공개된 기자단 문답에서 한미일 3국 회의 개최 계획을 확인했다.

아울러 외교부는 이번 회의를 계기로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주요국과 양자 외교장관회담을 조율하고 있다. 특히 쿠팡 문제, 대미 투자 문제 등이 걸린 한미 양자회담의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이달 초 미 하원 법제사법위원회가 한국 정부의 쿠팡 관련 조치를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로 규정한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쿠팡 문제는 올해 초에 이어 다시 한미 간 불편한 현안이 됐다. 정부는 한미 합의 사안인 3500억 달러(520억 원)의 대미 투자의 1차 프로젝트를 확정해 쿠팡 문제의 불을 끄기 위한 한미 간 조율을 진행 중이다.

정부는 조 장관과 루비오 장관의 만남과 삼성전자, 한화 등 우리 기업인 및 국회의 한미의원연맹 소속 여야 의원들의 방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및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방미를 통해 다각적으로 미국과 소통하며 복잡한 현안의 '출구'를 찾고 있다.

조 장관과 루비오 장관은 정식 양자회담이 아니더라도 한미일 회담이나 다자회의를 계기로 유의미한 소통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도로 조 장관은 22일 오전 호주·태국, 오후 뉴질랜드·브루나이·필리핀 외교장관과 잇달아 양자회담을 갖는다. 22∼23일에는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를 비롯해 아세안+3(한중일), ARF,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 한-메콩 외교장관회의에도 참석한다.

북한이 유일하게 참여해 온 역내 다자 안보협의체인 ARF도 이번 회의 기간 열리지만, 북한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불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000년 ARF 가입 이후 매년 외무상이나 주변국 주재 대사 등 고위급을 포함한 대표단을 보내 참석해 왔으나, 지난해 말레이시아 회의에는 25년 만에 처음으로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았다.

조 장관은 23일 ARF에서 한반도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을 위한 정부의 의지를 표명하고 북한의 대화 복귀를 촉구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회의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참석하는 만큼 이 자리에서 북한 관련 기류를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북한의 최선희 외무상이 현재 러시아를 방문 중이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도 만난 만큼, 러시아가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행보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