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년 인빅터스 게임, 아시아 최초 대한민국 대전 개최 확정(종합)
미국 샌디에이고·덴마크 올보르와 경합해 만장일치 의결
대전컨벤션센터·현충원 등서 12개 종목…특별법 제정 추진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정복당하지 않는 불굴의 도전 정신'을 펼치는 축제의 장인 세계 상이군인 체육대회 '인빅터스 게임'의 2029년 대회가 대한민국 대전에서 열린다. 인빅터스 게임이 아시아 국가에서 열리는 것은 2014년 대회 창설 후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보훈부는 영국 인빅터스 게임 재단이 20일 2029년 인빅터스 게임 개최지를 재단 이사회의 만장일치 의결을 통해 대전으로 최종 확정했다고 전했다.
대전은 경쟁 도시였던 미국 샌디에이고와 덴마크 올보르와의 치열한 경합 끝에 아시아 최초로 인빅터스 게임을 개최하게 됐다.
재단은 대전을 개최지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지난 2월 대회 현장 실사부터 5월에 제출한 유치신청서, 그리고 6월 런던에서의 프레젠테이션까지 대한민국이 보여준 준비 수준을 높이 평가했다"라고 밝혔다.
재단은 이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상이군인 사회가 상이군인의 회복과 재활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긴밀한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대회 준비를 체계적으로 추진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재단은 "대한민국이 갖고 있는 문화 확산력(K-컬처)과 아시아 최초 개최국이라는 상징성을 바탕으로 인빅터스 게임의 새로운 도약과 아시아 지역 참여 확대를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
인빅터스 게임은 영국의 해리 왕자가 스포츠를 통한 상이군인의 신체적·심리적·사회적 회복과 재활을 위해 2014년 창설한 대회다. 메달과 승패보다 상이군인 선수들의 재활과 새로운 삶에 대한 도전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는데, 해리 왕자의 오랜 군 복무가 이같은 생각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인빅터스'는 19세기 영국 시인 윌리엄 어니스트 헨리의 시에서 따온 말로, 역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인간의 의지를 뜻한다. 슬로건 'I AM'은 상이군인이 부상이나 장애로 규정되는 존재가 아니라 여전히 삶의 주인이며 스스로 미래를 개척할 힘이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재단은 지난해 9월 스포츠와 공동체의 힘을 통해 상이군인의 전인적 회복을 촉진하고, 회복을 위한 접근성과 제도적 기반의 형평성을 국제적으로 확산한다는 새로운 비전을 발표했다. 슬로건도 공동체의 참여와 연대를 강조하는 'I AM IN'으로 확장했다.
인빅터스 게임은 2014년 영국 런던에서 첫 대회가 열린 뒤 미국 올랜도(2016년), 캐나다 토론토(2017년), 호주 시드니(2018년), 네덜란드 헤이그(2020년), 독일 뒤셀도르프(2023년), 캐나다 밴쿠버 & 휘슬러(2025년)를 거쳐 2027년 대회는 영국 버밍엄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대한민국 상이군인 선수단은 헤이그 대회부터 참가하고 있다.
개최지는 참가국 도시의 신청을 받아 재단 이사회가 심의해 결정하며, 대회 재원은 개최지 조직위원회의 국비·지방비와 기업 후원금 등으로 마련된다.
제9회 인빅터스 게임은 2029년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9박 10일간 대전컨벤션센터 일원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26개국에서 상이군인 선수 550명과 가족 1100명을 포함해 참가국 대표단과 관계자 등 총 3000여 명이 참가한다.
경기 종목은 모두 12개로 구성될 예정이다. 필수 종목은 역도와 실내조정, 좌식배구, 휠체어 럭비, 휠체어 농구, 수영, 육상, 양궁, 사이클 등 9개다. 여기에 e스포츠를 비롯한 2~3개 선택 종목이 추가될 예정이다.
역도와 실내조정, e스포츠는 대전드림아레나에서 열린다. 좌식배구와 휠체어 럭비, 휠체어 농구는 대전컨벤션센터 1·2전시장, 수영은 대전용운국제수영장에서 진행된다. 육상은 충남대학교 종합운동장, 양궁은 갑천수변공원, 사이클은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각각 열릴 예정이다. 선택 종목 경기장으로는 대전보훈병원과 갑천수변공원이 검토되고 있다.
참가국 간 교류 공간인 네이션스홈은 한빛탑광장에, 선수와 가족 등이 함께 머물며 소통하는 인빅터스빌리지는 엑스포시민광장과 한밭수목원 일원에 마련된다. 개·폐막식은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개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대회 기간에는 경기뿐 아니라 선수단 환영 행사와 고위급 회담, 학술회의 등도 진행된다.
현재 대회 참가국 가운데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네덜란드, 콜롬비아, 뉴질랜드, 벨기에, 프랑스, 덴마크, 이탈리아, 독일 등 12개국은 6·25전쟁 참전국이다. 2029년 대회가 6·25전쟁 80주년을 1년 앞두고 열린다는 점에서 이들 국가들의 참가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우리 정부는 아시아 지역의 6·25전쟁 참전국도 2029년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인빅터스 게임 재단과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대전은 당초 이탈리아 베네토주와 나이지리아 아부자, 우크라이나 키이우 등을 포함한 6개 후보지와 경쟁했다. 이후 미국 샌디에이고, 덴마크 올보르와 함께 최종 후보 도시 3곳에 포함됐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보훈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인빅터스 게임 유치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대전광역시, 대한민국상이군경회와 공동 유치 활동을 벌여왔다.
지난 2월에는 롭 오웬 인빅터스 게임 재단 대표 등 실사단이 방한해 국립대전현충원과 대전광역시청, 대전컨벤션센터 등을 방문했다. 실사단은 대회 운영 계획과 숙박시설, 경기장 접근성, 중앙정부·지방정부·상이군경회 간 협력체계와 유치 의지 등을 점검했다.
정부 대표단은 5월 유치신청서를 제출한 데 이어 6월 영국 런던에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대표단은 대한민국의 보훈정책과 재활 지원, 국제행사 개최 경험, 기존 경기시설을 활용한 대회 운영 계획 등을 설명했다.
보훈부와 대전광역시는 관계 부처와 협력해 조직위원회를 조속히 출범시키는 등 본격적인 대회 준비에 나설 방침이다.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뒷받침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 등 제도적 기반 마련도 추진한다.
권오을 보훈부 장관은 "2029년 인빅터스 게임의 대한민국 대전 유치는 전 세계 상이군인들의 불굴의 영웅 정신을 기리는 무대가 아시아 최초로 우리 땅에서 펼쳐진다는 점에서 매우 역사적이고 뜻깊은 쾌거"라며 "정부는 대전광역시, 대한민국상이군경회와 긴밀히 협력해 역대 최고의 대회를 준비하는 것은 물론, 전 세계 상이군인들의 재활과 회복, 그리고 연대와 화합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허태정 대전광역시 시장은 "인빅터스 게임은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스포츠를 통해 상이군인이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삶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이라며 "상이군인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문화가 대전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전역으로 보다 확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유을상 대한민국상이군경회 회장은 "2029년 대회를 개최하게 된 것은 상이군인 모두에게 큰 자긍심과 희망을 주는 뜻깊은 소식"이라며 "이번 대회를 계기로 더 많은 상이군인이 스포츠를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국민 모두가 상이군인의 희생과 헌신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이들의 재활과 사회 복귀에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권 장관과 허 시장, 유 회장은 21일 오후 대전시청에서 2029년 인빅터스 게임 유치와 관련한 공동 브리핑을 진행할 예정이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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