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선희, ARF는 빠지고 러시아행…우군 앞세워 다자외교 힘겨루기
19일 모스크바로 출국…한·미·일·중은 이번 주 필리핀에 집결
北, 다자외교 대신 러시아와 '진영 외교' 선택
- 윤주현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북한이 한·미·일·중이 참석하는 다자외교 무대 대신 러시아와의 '진영 외교'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최선희 외무상이 이번 주 필리핀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아세안 외교 무대에 불참하고 러시아 방문을 선택하면서다.
19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에 따르면 최 외무상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초청에 따라 전날인 18일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그간 외교가에서는 최 외무상이 역내 북한이 참가하는 유일한 다자 협의체인 ARF에 참석할 가능성을 주시해 왔다. 북한의 외무상이 ARF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리용호 전 외무상이 참석한 지난 2018년이 마지막이었는데, 이는 북한이 한미와의 대화를 중단하고 러시아와 중국 중심으로 반미 연대를 위한 진영 외교를 추구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그런데 지난 2018년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한 싱가포르의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외교장관이 지난 5월 방북해 최 외무상을 ARF에 초청하면서 북한이 ARF 등 다자외교에 복귀해 한미와의 접점을 넓힐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은 올해도 ARF 등 아세안 관련 회의를 '보이콧'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북한의 ARF 참석 동향을 포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에도 북한은 ARF에 불참하고, ARF가 끝난 직후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초청해 평양에서 밀착 행보를 과시한 바 있다는 점에서 올해도 비슷한 방식으로 상황에 대응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러시아 역시 ARF 참석 대상이라는 점에서, 러시아가 ARF 성명에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북한에 유리한 메시지를 넣는 등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울러 최 외무상의 러시아 방문이 북한과 중국이 지난달 초 정상회담에 이어 최근 우호협력 조약 체결 65주년(7월 11일)을 기념해 고위급 대표단의 상호 방문 등 밀착 행보를 보인 뒤 이뤄졌다는 점에서, 북한은 여전히 자신들의 관심사가 러시아, 중국과의 밀착에 있다는 메시지를 낸 것으로도 해석된다.
최 외무상은 러시아 방문 기간 군사 협력을 중심으로 한 양국의 협력사업 추진 기조를 재확인하고, 우호·밀착 메시지를 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 외무상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접견해 김 총비서의 러시아 방문을 통한 정상회담 개최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시진핑의 방북 이후 김정은 총비서의 방러를 통해 북한이 외교적인 성과를 대외적으로 과시하려 할 것"이라며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를 오가는 '시계추 외교'를 통해 이들의 힘을 활용하고 '한미일'에 대응하는 진영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북중 관계 정상화 이후 북한의 전략적 지위가 상승했다"며 "한미일에 대응한 북중러 연대의 핵심축이 되가는 듯한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다"라고 짚었다.
gerra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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