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이 '2+2' 제시했는데 '4년제'로…국군사관학교 구상 '급반전' 배경은
국방부 "자운대 4년제 결정…생도 자치교육 이유"
발표 주체 국방부서 당정으로…안보실 영향 관측도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한 국군사관학교 창설 구상이 당초 유력하게 거론됐던 '2+2 방식'에서 '4년제 완전 통합'으로 급선회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 4월 기자간담회에서 2+2 방식을 직접 설명한 지 3개월여 만에 방향이 바뀐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1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4년제 통합안은 결정된 사항이고 (대전) 자운대에 짓겠다는 것도 결정됐다"라고 말했다. 이 방안은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과 국방부의 당정 협의를 통해 최종 확정됐다.
당초 국방부 안팎에서는 육·해·공군 사관학교 생도들을 통합 선발한 뒤 1·2학년은 국군사관학교에서 공통 교육을 받고, 3·4학년은 각각 육군사관학교·해군사관학교·공군사관학교로 이동해 군별 전문교육을 받는 방식이 중점적으로 거론됐다.
안 장관도 지난 4월 7일 기자간담회에서 국군사관학교를 2+2 제도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안 장관은 이후 공식적으로 이 방안을 철회한 바 없다.
그러나 이날 공개된 국군사관학교 창설 기본계획은 현재 육·해·공 대학이 있는 대전 자운대에 4년제 국군사관학교를 신축하는 방안으로 정리됐다. 국방부가 공개한 예상 조감도에는 한 부지 안에 국군사관학교 본부와 육군학부, 해군학부, 공군학부가 함께 배치된 모습이 담겼다.
국방부는 2+2 방식에서 4년제 통합 방식으로 바꾼 이유로 생도 자치교육과 국군 정체성 형성을 들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사관학교 생도 교육 중 교수부에서 받는 수업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생도생활과 자치활동을 통해 4년간 초급장교의 소양을 갖추는 내무생활"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2로 학교가 나뉠 경우 생도 자치제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다"라며 "교수부 교육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생도 자치제도를 유지하려면 하나의 학교로 통합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1·2학년 공통교육 뒤 3·4학년 각 군별(학부) 교육을 실시하더라도 물리적으로 한 학교 안에서 이뤄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국군이라는 공통 정체성 위에서 육·해·공군별 전문성을 쌓아야 하고 장교 양성 단계부터 합동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논리다.
국방부 관계자는 "각 군에서 국군 정체성 교육을 안 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현재 한국군이 가진 '자군 이기주의'뿐 아니라 전력 소요 과정에서 각 군 간 다툼과 중복·분산 투자를 목도했기 때문에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올해 초 민관군 합동 자문위원회가 권고하고, 불과 3개월 전 안 장관이 직접 설명한 구상이 갑자기 바뀐 듯한 모습이 연출되면서, 국방부 안과 다른 유력한 의견이 제기되면서 단기간에 사관학교 통합 방향이 조정됐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특히 국군사관학교 창설 기본계획 발표는 지난 6일 안 장관이 직접 할 계획이었으나 당일 돌연 연기됐고, 이날 발표는 안 장관이 전면에 나서는 것이 아닌 더불어민주당과의 당정 협의 결과 공개 형식으로 이뤄지면서 마치 사관학교 통합 주체가 국방부가 아닌 듯한 장면이 연출됐다.
군 내부에선 지난달 말 국가안보실 1차장에 임명된 강건작 예비역 육군 중장의 영향력을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강 차장은 육사 45기로 임관해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장과 국방개혁비서관, 육군 교육사령관 등을 지냈고, 이재명 대통령의 국방 분야 정책 구상에도 관여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강 차장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출간한 저서 '강군의 조건'에서 전시작전통제권 회복, 인공지능(AI) 기반 경계체계, 장군 인사 개혁, 문민 국방장관 임명 등 군 개혁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이같은 제언은 실제 이재명 정부 들어 대부분 현실화한 상황이다. 강 차장이 국가안보실 입성 전 대통령직속 미래국방전략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해 왔다는 점에서, 사관학교 통합 방안 확정에도 그의 영향력이 발휘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국방부는 국군사관학교 창설 구상이 정치적 고려가 아니라 교육 개혁과 미래전 대비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국방부는 향후 공청회와 정책설명회 등을 거쳐 세부계획을 구체화해 오는 10월 발표할 계획이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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