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수출 늘수록 '무기체계 공급망 안정화' 숙제도 커진다

핵심부품 조달 차질 땐 생산·납기·후속 군수지원에 영향
희토류·반도체·화약·추진체 등 주요 취약 품목 개선 필요성 제기

지난 5월 28일 경기 포천 소재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열링 '2026 합동화력훈련'에서 K2전차가 120MM 활강포를 발사하고 있다. 2026.5.28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K-방산의 수출이 확대하면서 무기체계 공급망 안정화도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라는 전문가의 지적이 제기됐다. 계약을 따내는 것 못지않게 원자재와 핵심부품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제때 생산·납품할 수 있는 능력이 방산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점에서다.

16일 국방기술진흥연구소에 따르면 장우혁 방위산업전략팀 선임연구원은 '무기체계 공급망 안정화 방안'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장 연구원은 국가 간 기술 경쟁 심화와 지정학적 갈등 고조, 감염병·자연재해 등 복합 위기 요인으로 원자재와 부품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유사시 필요한 무기체계를 끊김 없이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이 전력 유지와 직결된다는 평가다.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탄약 생산 지원법을 통해 포탄 생산 능력 확충에 나선 것도 방산 공급망이 전쟁 지속 능력과 직결되는 사례로 제시됐다.

장 연구원은 무기체계 공급망의 핵심 취약 요소를 △원자재·핵심광물 의존 △단일 공급원 집중 △중소기업 생태계 취약 △사이버 보안 위협 등 네 가지로 분류했다.

그는 원자재·핵심광물 의존 문제와 관련해 희토류와 반도체, 티타늄·코발트, 화약·추진체 등을 주요 취약 품목으로 꼽았다. 특히 희토류는 전기모터와 유도무기, 레이더 등에 들어가는 핵심 소재이지만 전 세계 생산량의 약 70%를 중국이 점유하고 있다.

공군 부대에서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II 작전요원들이 조원임무절차를 진행하는 모습. 2026.5.14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미국도 희토류 공급망을 안보 문제로 보고 있다. 미 국방부는 최근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희토류 정제·재활용 기업에 25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반도체 역시 첨단 무기체계의 핵심 부품이다. 장 연구원은 최첨단 반도체의 90% 이상이 대만 TSMC 등 소수 파운드리에서 생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티타늄과 코발트는 항공기 기체와 엔진 소재로 쓰이지만 러시아와 콩고 등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화약·추진체는 국내 생산 기반이 취약해 수요가 급증할 경우 즉각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고 봤다.

K-방산 수출이 늘어날수록 이같은 취약성은 더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 무기체계는 수많은 부품과 소재,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복합체계인 만큼 특정 핵심부품 하나만 제대로 조달되지 않아도 생산 일정과 납기, 후속 군수지원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장 연구원은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핵심품목의 국산화와 공급선 다변화, 비축 체계 정비, 사이버 보안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특히 지휘통제, 감시정찰, 기동, 함정, 항공, 화력, 방호, 우주 등 분야별 국산화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사이버 보안도 공급망 안정화의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장 연구원은 방산 사이버 보안 인증제도 도입, 미국의 사이버 보안 성숙도 인증(CMMC) 모델 벤치마킹, 방산 정보공유·분석센터(ISAC) 설립, 소프트웨어 자재명세서(SBOM) 의무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장 연구원은 "무기체계 공급망 안정화는 단순한 경제적 과제가 아니라 국가 생존을 담보하는 안보 핵심 과제"라며 "우리나라 방산 공급망은 자원 보유의 한계성 및 일부 반도체를 제외한 첨단전략 분야 산업의 구조적 취약성을 내포하고 있어, 이를 방치할 경우 유사시 전력 공백이 발생할 위험이 현존한다"라고 강조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