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첨단소재로 방화복 만든다…국기연·국립소방연구원 특허 기술이전

열방호 외장재 개발 추진…K-소방산업 상품화 기대

소방관들이 방화복을 바롯한 현장 복장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6.16 ⓒ 뉴스1 김기남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국방기술진흥연구소(국기연)는 13일 오후 경남 진주 국기연 본소에서 소방청 국립소방연구원과 기술이전 계약체결식을 열어, 질화붕소나노튜브(BNNT) 관련 특허 5건을 소방연에 공식 이전했다고 밝혔다.

BNNT는 800도 이상의 초고온 환경에서도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하는 첨단소재다. 가볍고 유연하면서도 기계적 강도가 우수하고,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전기절연성을 갖춰 극한 환경 장비에 적용할 수 있다. 탄소나노튜브(CNT) 대비 약 20만 배 높은 중성자 흡수능력을 갖춘 것도 특징이다.

이번에 이전된 특허 5건은 대용량 고순도 BNNT 정제 방법 등 실용화 가능성이 높은 양산 공정 핵심기술로 구성됐다. 군사용 극한환경 소재로 개발·축적된 기술이 소방대원 보호장구와 재난 대응 장비로 확장되는 사례라는 점에서 민·군 기술협력의 상징성이 크다.

이번 기술이전은 지난 4월 6일 방위사업청과 소방청이 체결한 민·군협력 업무협약(MOU)의 후속 조치다. 양측은 같은 달 28일 열린 제2차 국방-소방 R&D 기술협의체에서 BNNT 소재기술 이전을 공식화했고, 이후 실무협의를 거쳐 이번 계약을 체결했다.

소방연은 이전받은 BNNT 소재기술을 바탕으로 두 가지 핵심 연구개발 과제를 추진한다. 우선 BNNT 복합섬유를 적용해 기존 방화복보다 내열성과 경량성을 높인 차세대 방화복 개발에 나선다. 초고온 화재 현장에서 활동하는 소방대원의 안전성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다.

소방로봇용 복합소재 열방호 외장재 개발도 추진한다. 초고온 화재 현장에서 소방로봇의 구조 손상을 방지하고, 인명구조용 소방로봇의 활동 한계온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이다. 화재 진압·인명구조 현장에서 사람 대신 투입되는 로봇의 생존성을 높이면 소방대원의 위험 노출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기연과 소방연은 국방특허 선별·이전, 현장 맞춤형 응용 연구개발, 민간기업 상품화로 이어지는 3단계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국기연이 국방 원천기술을 이전하고, 소방연이 현장 적용을 위한 응용 R&D를 수행한 뒤 민간 기업이 첨단 소방장비로 상품화하는 구조다.

손재홍 국기연 소장은 "이번 기술이전은 세계 최고 수준의 국방 핵심소재 기술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직접 기여하는 의미 있는 사례"라며 "앞으로도 국방기술의 성과가 공공안전 분야로 확장될 수 있도록 소방연 등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김연상 국립소방연구원장은 "국방기술의 정수인 BNNT 핵심 기술 인수를 통해 대한민국 소방 장비의 기술적 패러다임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라며 "이전받은 기술을 신속히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해 소방공무원의 안전 확보와 국민 생명 보호라는 본연의 임무 완수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국기연은 앞으로도 소방청과 다른 부처·기관의 기술 수요를 발굴해 국방기술의 민간 분야 기술이전 과제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