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총집결한 韓 해군 첨단전력…림팩 무대서 실전 능력 검증[르포]

정조대왕함, 림팩 첫 참여…방공 최전선서 진두지휘
CPSP 수주 경쟁하는 도산안창호함, 쾌적한 승조 환경·무기 성능 자랑

6일(현지시간) 하와이 호놀룰루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 한국 해군의 정조대왕함이 정박해 있다. 2026.07.-06 ⓒ 뉴스1 김예원 기자

(호놀룰루=뉴스1) 김예원 기자

"SM-2 발사 10초 전. 5, 4, 3, 2, 1, 발사!"

5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다국적 해상훈련인 '2026 환태평양훈련'(림팩·RIMPAC)이 한창인 미 하와이 인근 해상. 다국적 구축함들이 미 항공모함 엄호 대형을 갖추고 기동하던 중 적 항공기와 미사일 기습 시나리오가 발령됐다.

적이 레이더망에 포착되자 한국 해군의 최신예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의 전투지휘실(CCC)이 긴박하게 움직였다. 신속하게 표적을 식별한 정조대왕함의 발사 명령과 함께 우리 군의 장거리 함대공유도탄 SM-2가 가상의 적을 향해 궤적을 그렸다. "적 미사일, 레이더상 소실!" 탐지부터 교전 완료 보고까지 걸린 시간은 10분이 채 되지 않았다.

이날 정조대왕함이 선보인 요격 절차는 미 항모강습단 차원에서 전개된 방공전 훈련의 일환이다. 정조대왕함은 이번 훈련에서 미 항모강습단의 방공전 부지휘관 임무를 수행 중이다. 방공 부문에 한해 미 해군으로부터 지휘권을 이양받았기 때문에 그 순간만큼은 연합군의 핵심 방공 전력 모두가 한국 해군의 지휘하에 움직이게 되는 셈이다.

8200톤급 이지스구축함인 정조대왕함은 우리 해군이 보유한 구축함 중 가장 큰 규모의 최신예 함정이다. 전체 길이는 170m, 폭은 21m에 달하며, 최신 이지스 전투체계를 탑재해 탄도미사일 탐지·추적·요격 기능이 향상됐다. 선체 고정형 음탐기, 저주파 능동 예인 음탐기, 다기능 수동 예인 음탐기 등 통합 소나 체계를 달고 있으며, 장거리함대공유도탄, 탄도탄요격유도탄, 함대지유도탄 및 장거리대잠어뢰 등을 주요 무장으로 갖추고 있다.

조완희 정조대왕함장(대령)은 "이번 림팩 참여는 우리 해군이 다국적군과 훈련하며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값진 기회"라며 "승조원 모두가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최고의 결과로 증명하겠다"라고 말했다.

6일(현지시간) 하와이 호놀롤루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서 한국 해군의 도산안창호함이 정박해 있다. 2026.07.-06 ⓒ 뉴스1 김예원 기자

이날 림팩 현장엔 지난 6월 초 한국과 캐나다의 연합협력훈련을 완수한 3000톤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도 정박해 눈길을 끌었다.

도산안창호함(SS-Ⅲ)은 길이 83.5m, 폭 9.6m의 3000톤급 국산 잠수함이다. 주요 탑재 무기 체계 상당수를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한 최신 잠수함으로, 소음저감장치 및·공기불요추진체계(AIP) 등을 적용해 수 주간 물 위로 떠오르지 않고도 수중 작전이 가능한 게 장점이다. 디젤 잠수함 중 세계 최초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수직발사관(VLS)을 탑재해 공격력을 높였으며, 국산 중어뢰인 '범상어' 등도 함께 운용하고 있다.

도산안창호함의 또 다른 경쟁력으로 꼽히는 승조원 편의성도 현장에서 함께 확인할 수 있었다. 도산안창호함은 현재 노후화된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최신 디젤 잠수함 12척으로 대체하는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CPSP) 최종 수주를 놓고 독일과 경쟁하는 한국의 잠수함 기종이기도 한데, 캐나다 해군이 도산안창호함의 내부를 '테슬라'에 비유해 주목받기도 했다.

실제로 기자가 내부에 직접 탑승해서 확인해 보니 도산안창호함은 성인 남성 기준 몸을 좌우로 돌리지 않아도 지나가는 데 무리가 없을 정도로 여유가 있는 복도 너비를 보여줬다. 또 '1인 1실' 기준이 적용될 정도로 넉넉한 침상 수가 눈에 띄었다.

이외에도 성별에 따라 분리된 화장실 및 샤워실, 10여 명은 거뜬히 앉을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확보된 간부 회의실과 휴게실 등 공용 공간 등이 돋보이는 모습이었다. 실제로 캐나다에서 하와이 현지로 이동할 때 여군 3명을 포함한 캐나다 해군 6명이 동승했는데, 청결한 편의시설 및 개인 공간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보냈다고 한다.

이병일 도산안창호함장(대령)은 "장보고급, 손원일급 잠수함에 이어 3000톤급 첫 잠수함으로서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함 승조원 모두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