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대만서 충돌하면 "파병은 NO, 지원은 YES"…3%만 '파병 찬성'

기존 조사보다 파병 지지율 낮아져
"한국의 해외 파병 이슈, 동맹 아닌 '국익' 관점에서 논의해야"

중국 베이징의 한 쇼핑몰 밖 전광판에 중국 해안 경비대 선박이 대만 주변 해역을 순찰하는 모습이 나오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미국과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무력을 동원해 충돌할 경우 우리 국민의 3%만이 직접 파병을 지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반대로 비군사·후방 지원에 관한 국민들의 인식은 다소 관대한 것으로 파악됐다.

4일 아산정책연구원이 발간한 '대만 유사시에 대한 한국 여론의 지형' 이슈 브리프 보고서에 따르면, 대만 유사시 한국의 대응을 묻는 연구원의 자체 여론조사에서 '개입(파병) 지지'를 답한 응답자는 3%에 그쳤다.

'비군사적 지원'(부분 개입)이 가능하다는 응답자 비율이 39.4%로 가장 높았고, 주한미군 참전 허용(20.2%), 후방 군사지원(15.6%)이 뒤를 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동아시아연구원의 여론조사에서 파병을 지지하는 응답자 비율은 20~35% 수준이었다. 같은 해 진행된 모닝컨설트에서 진행한 조사에서는 파병을 지지하는 답변이 31%를 기록했다.

연구원은 과거 여론조사와 이번 조사에서 파병을 지지하는 응답자 비율이 큰 차이가 나는 것에 대해 동아시아연구원과 모닝컨설트의 조사가 '지지-반대형 이분형 문항'을 사용해 직접적 군사행동에 대한 지지를 과대 측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아산정책연구원의 조사에서 응답지가 △완전 중립 △부분 중립(주한미군 참전 허용) △부분 개입(비군사 지원), △후방 지원(직접 개입) △파병(직접 개입)으로 세분화한 것과 차이가 있다.

'중국의 보복 위협'이 존재한다고 가정하자 응답자 중 32%가 입장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부분 중립'을 주장했던 응답자 중 21.5%가 '부분 개입'으로 답변을 바꿨고, '직접 개입' 응답자 중 34.2%가 '부분 개입'으로 입장을 바꿨다. 다만 전반적으로 사안에 개입해야 한다는 인식은 유지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피터 리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 연구위원은 "중국의 보복 위협은 대다수 응답자가 대만 지원 의사를 철회하게 할 만큼 강력하지 않았다"며 "어떤 형태로든 개입을 지지했던 이들 중 완전 중립으로 이동한 비율은 3%가 안 됐다"라고 짚었다.

보고서는 한국 국민들이 해외 파병 문제를 '국가 이익' 차원에서 바라보고 있다고도 분석했다. 지난 3월 한국갤럽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여론 찬반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른 파병을 찬성하는 응답자 비율은 30% 수준이었지만, 지난 5월 'HMM 나무'호의 피격 사건이 발생한 뒤 이뤄진 조사에선 '국내 상선 호위'로 임무를 한정함을 전제로 한 파병 지지 비율이 48%에 달했다.

피터 리 연구위원은 두 여론 조사의 수치 차이에 관해 "여론조사가 대만해협의 상황을 한국의 국익과 어떻게 연결해 제시하는지가 다양한 선택지에 대한 지지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대만 유사시 대응을 강대국의 신호·요구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 한국 자신의 안보·경제적 이익 등에 근거한 능동적 정책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국민은 완전한 비개입과 직접 전투 개입 모두를 선호하지 않았다"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한국의 안보·경제적 이익과 직결된다는 국익의 관점에서 정책을 설명해야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