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정상회의 前 CPSP 발표에 주목…7월, 韓 방산 '도약' 기회

'지난해 수주액 3배' 60조 加 잠수함 사업…우선협상대상 발표 초읽기
韓 방산 향한 나토 '러브콜'…정상회의서 'K-방산' 주목도 높아진다

국산 잠수함 도산안창호함(SS-III, 3000톤급)이지난 5월 한국-캐나다 해군 연합협력훈련 참가를 위해 캐나다 빅토리아 에스퀴몰트 해군 기지에 입항하는 모습.(해군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5.24 ⓒ 뉴스1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캐나다 정부가 다음 주 튀르키예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전에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를 발표할 것이란 관측이 3일 나오고 있다.

한국이 수주할 경우 북미 잠수함 시장 첫 진출이라는 성과와 함께 이재명 정부의 '방산 4강 도약' 달성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다.

최근 나토 사무총장이 한국의 방산을 높이 평가했고,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방산 문제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는 예고도 나왔다. CPSP 수주에 이어 나토와의 방산 협력이 심화한다면 7월이 한국 방산 도약의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CPSP, 나토 회의 전 결론 전망 우세…'대역전승' 기대감 고조

캐나다 언론 CTV에 따르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오는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나토 정상회의 출국을 전후로 CPSP 우선협상대상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당초 캐나다 정부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시한을 6월 말로 계획했다.

CPSP는 노후화된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신형 디젤 잠수함 12척으로 대체하는 사업이다. 한국의 한화오션(042660)과, 노르웨이와 연합을 이룬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가 입찰에 참여해 맞붙어 캐나다 정부의 결정만 기다리고 있다.

2024년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 이후 방산업계에서는 독일과 캐나다의 외교 관계, NATO 호환성 등을 고려할 때 TKMS의 우세를 점치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한국이 도산안창호함(3000톤급)의 첫 태평양 횡단 등 잠수함 실물의 성능을 여러 차례 캐나다에 선보이고, 잠수함 건조를 넘어 일자리 창출 효과 등이 기대되는 산업 패키지(ITB) 제공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비등한 경쟁 관계를 이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보호무역에 맞선 대미 의존도 완화 기조 등도 경쟁 관계를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김경률 해군참모총장(왼쪽)와 데이비드 펫첼 캐나다 태평양사령관(가운데)이 지난 5월 캐나다 빅토리아 에스퀴몰트 해군 기지에서 열린 국산 잠수함 도산안창호함(SS-III, 3000톤급) 입항 환영식에서 이병일 도산안창호함장(오른쪽)의 설명을 듣고 있다. (해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5.26 ⓒ 뉴스1 김성진 기자

이번 사업은 건조부터 향후 수십 년간의 유지·보수·정비(MRO) 비용까지 고려할 때 최대 60조 원의 이익을 낼 것으로 추산된다. 22조 3000억 원이었던 지난해 한국 방산 수출 수주액의 약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천문학적인 이익이 따르는 사업이다 보니 일각에선 캐나다 정부가 독일과 한국에 잠수함 물량을 '분할 발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데이비드 맥귄티 캐나다 국방부 장관은 최근 "어떤 종류든 함대를 분할하게 되면 여러 면에서 비용이 가중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서로 다른 두 함대를 정비하고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이는 어느 나라에나 더 복잡한 문제"라며 분할 발주 가능성이 작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국 정부는 CPSP 수주 가능성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50대 50'이라며 긴장의 끈을 붙잡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 1일 기자단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도) 기대하지만 낙관하기 쉽지 않다고 표현했다. 스코어로 물어보면 50대 50인 상황"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정부 내에서 '51대 49'로 한국에 기울었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방산, 나토회의 중심 의제 될 것"…韓에 러브콜 보낸 나토 사무총장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2026.4.9 ⓒ 로이터=뉴스1

CPSP와 별개로 이번 나토 정상회의는 한국 방산에게 유럽 시장 진출의 분기점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가속하는 유럽의 재무장 상황에서 각국이 급격히 늘어난 무기 수요를 미국에만 의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서다.

또 미국이 나토 회원국에게 유럽 주둔 미군 철수 카드를 꺼내며 방위비 인상 등 안보 관련 압박을 강화하고 있고, 이를 상쇄할 방안으로 대미 의존도를 줄일 대체제가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자금은 중요하지만 달러나 유로로 미사일이나 전차를 막을 수는 없다"며 "자금을 전투 준비 능력으로 빠르게 바꿔야 한다"며 무기 생산 속도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 소셜'에 "미국은 나토 회원국들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어떤 나라보다, 그것도 압도적으로 많은 돈을 쓰고 있지만 그렇게 해서 얻는 이익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독일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은 (이보다) 훨씬 적다. 말도 안 된다"라고 재차 압박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대미 의존의 대체제로 한국산 무기를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나토 회원국으로부터 무기를 구매하고 싶어도 역내 방산 생산량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그들은 한국에서 무기를 사고 있다. 나는 한국을 사랑한다(I love Korea). 한국은 환상적인 방위산업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의 방산 공급망 문제, 대미 의존도 완화 등을 주제로 별도의 포럼도 열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그는 "우리의 가장 중요한 우선 과제 중 하나는 방위산업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라며 "앙카라 정상회의 첫날에 열리는 방위산업 포럼에서 바로 이 문제에 먼저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지난 1일(현지시간) 앙카라에서 진행한 제옌베크 쿨루바예프 키르기스스탄 외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방산 문제가 나토 정상회의의 핵심 의제로 떠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국제 정세 발전 상황을 보면 방산의 생산능력, 효율성, 다양성, 국방 의존도 등이 모든 회원국에게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번 정상회의에서 군비 부담에 초점을 맞춰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련의 발언들은 이재명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국 무기 구매와 관련한 성과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나토 방위산업포럼에 참석하고 주요 방산 수요국과 양자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goldenseagul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