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포로 한국행 조건은 '우크라 재건 지원'…규모 놓고 협상 줄다리기
北 포로 국내 송환은 확실시…시점은 종전 후 무게
北 2명-우크라 2000명 포로 교환?…협상용 메시지 가능성
-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우크라이나에 붙잡힌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행 여부는 전후 한국의 우크라이나의 재건사업 지원 및 투자 수준에 달렸다는 관측이 2일 제기된다.
양국은 표면적으로는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이 사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실질적 협상 테이블에서는 우크라이나가 구상 중인 재건사업에 한국이 어떤 방식과 수준으로 참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가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 문제를 전후 재건사업에서 한국의 적극적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외교적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양자회담을 갖고 "북한군 포로 문제와 관련해선 당사자들의 자유의사를 존중해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해결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포로 두 명의 한국행과 관련한 두 장관의 논의 내용 및 구체적인 결론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시비하 장관이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으로는 11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방한한 것 자체가 양국의 관련 논의가 꽤 진척됐음을 방증한다는 관측도 나왔다.
우크라이나도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을 앞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군 포로들이 북한이나 러시아로 강제 송환될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보인다. 두 명의 포로 역시 한국으로 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이들의 한국행은 이제 한국과 우크라이나 양자 간 협상으로 결론을 낼 수 있는 문제로 보인다.
다만 외교가에서는 북한군 포로들의 한국행에 대한 큰 틀의 공감대가 형성됐더라도 국내 송환 시점은 예측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우크라이나가 한국의 재건사업 참여 수준을 주요 협상 카드로 보고 있는 만큼, 이들의 한국행 시점은 전쟁 종식 이후 재건 논의가 본격화하는 국면까지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시비하 장관이 방한 기간 중 아산정책연구원을 찾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포로 2000명과 북한군 포로 두 명을 맞바꾸자는 제안을 했다며, 북한군 포로를 한국에 보내기 위해서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설득할 논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이는 우크라이나 측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제시한 압박 차원의 메시지일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시각이다.
특히 러시아가 북한군 포로 두 명을 데려가기 위해 우크라이나 포로 2000명을 내주겠다고 제안했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상당하다.
외교부 당국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상식적으로 수천 명하고 두 명하고 누가 교환을 하겠느냐"며 "그런 얘기는 정부 간 오간 적도 없고, 러시아가 그런 얘기를 할 일도 없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면서 "포로 문제를 두고 '주고받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국제법 차원에서 다뤄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정부가 우크라이나의 요구에 인도주의라는 '원칙론'을 앞세워 대응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외교부 당국자는 통화에서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 문제와 한국의 우크라 재건사업 지원을 직접 연결해 설명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상황이 된다면 우리가 투자를 할 수도 있고, 우크라이나 측이 재건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을 초청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여러 가지 상황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는 전후 재건 과정에서 인프라, 에너지, 첨단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외교부도 이번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복구 및 재건을 위한 인도적 지원을 지속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는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 문제와 재건사업 지원을 맞바꾸는 거래적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추가 협상을 통해 '적절한 방식'을 찾으면서 물밑에서는 재건사업 지원 및 투자 관련 협상을 이어가며 우크라이나 측을 움직일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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