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조사본부장이 계엄사 합수본부장으로…국정원도 계엄사 참여 추진

계엄사직제 개정 예고…'군 수사기관 장성'이 합수본부장 맡아
방첩사령 폐지안 및 국방방첩본부·국방보안지원단령 제정안 예고

국방부 깃발. 2021.6.4 ⓒ 뉴스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국방부가 국군방첩사령부 해체 및 기능 분산 작업의 일환으로 계엄사령부 직제 개편에 나섰다. 이번 개정을 통해 향후 계엄사령부가 설치됐을 때 핵심 역할을 할 합동수사본부장직은 국방부 조사본부장이 맡을 전망이다.

또 국가정보원법 개정 등으로 대공수사권을 잃은 국가정보원 인력들과, 방첩사 해체 이후 탄생하는 국방방첩본부 인원들이 일부 정보 업무에 한해 계엄사 합동수사본부에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이 신설된다.

방첩사 해체 후속 조치 착수…'군 수사기관 장성'이 계엄사 합수본 맡는다

25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국방부는 '국군방첩사령부령 폐지안'과 함께 이같은 내용의 '계엄사령부직제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앞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 10일 방첩사 해체 방안 발표를 통해 방첩·방위산업 관련 정보활동과 방산·사이버보안 업무는 신설하는 '국방방첩본부'에 부여하고, 군단급 이상 중앙보안감사와 보안사고 조사 등 군내 보안 업무는 '국방안보지원단'를 신설해 맡기겠다고 밝혔다. 또 안보수사 기능은 국방부조사본부로 이관한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정보수사기관인 방첩사 해체로 핵심 임무 중심으로 기능을 재편하고 권한을 분산함에 따라 계엄사령부 내 합동수사기구의 권한 공백이 없도록 하기 위해 군 수사기관으로 범위를 명확히 확정하고 수사 외 정보, 지원 등에서 다양한 기관이 임명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현행 계엄사령부 직제에서 계엄사 합수본부장은 "정보수사기관에 소속한 현역 장성급 장교 중에서 계엄사령관이 추천한 자를 국방부 장관 또는 대통령이 임명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국방부 장관이 계엄 시행을 지휘·감독할 경우에는 국방부 장관이 합수본부장을 임명하고, 전국 단위 계엄과 같이 대통령이 지휘·감독하는 계엄 상황의 경우 대통령이 임명한다. 합수본 산하 합동수사단의 단장은 계엄사령관이 '정보수사기관에 소속한 현역 장교 중'에서 임명한다.

지난 현대사에서 계엄사 합수본부장을 맡은 인물은 1979년 10·26 박정희 암살 사건 당시 전두환 국군보안사령관이 유일하다. 12·3비상계엄 때는 '국회의원 체포' 등에 사전모의를 한 것으로 의심받는 여인형 당시 방첩사령관이 합수본부장을 맡기로 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방부는 계엄사령부직제 제7조 제3항 합수본부장 임명 규정에서 대상자를 '정보수사기관에 속한 장성급 장교'에서 '군 수사기관에 소속한 현역 장성급 장교'로 개정할 계획이다.

방첩사 해체에 따라 장성급 지휘관이 이끄는 군 수사기관은 국방부조사본부와 국방부검찰단 둘만 남는다. 군검찰이 계엄 시 군형법, 포고령 위반 등 법리 검토, 군 교정시설 업무 등 계엄 사무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효율적인 수사를 위해 국방부조사본부장이 합수본부장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대공수사권 이관에 따라 국정원도 합수부 참여 근거도 손본다

국방부는 합수본부장 직제 규정과 함께 국정원 직원들의 합수부 참여 관련 규정도 손보기로 했다.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이 2024년 민간 경찰로 옮겨지면서 합수부 참여를 위해서는 법령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국방부는 "국가정보원법 개정으로 국정원 직원의 사법경찰관리 직무가 삭제됨에 따라 합동수사기구 구성원으로 '국가정보원 직원 중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하는 자'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정보기관의 조정·통제 업무만 수행하는 것으로 군 방첩기관과 국정원 직원의 수사기구 참여 단서 조항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국정원의 합수부 참여 조항을 손보는 것이 계엄 선포 시 군 권력의 견제를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한다.

국방부는 방첩사 해체 및 기능 개편으로 안보수사권까지 갖게 된 국방부조사본부 관련 법령도 일부 개정하면서 직제 개편도 진행한다.

'국방부조사본부령 개정안'에 따르면 국방부 조사본부는 현행 '본부장-차장' 체계를 '본부장-참모장-감찰실장'으로 개편하고, 감찰실장에는 △2급 이상 군무원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일반직 공무원 △고위감사공무원단에 속하는 일반직 공무원을 임명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또 방첩사 해체로 새로 창설하는 국방방첩본부와 국방보안지원단의 부대령 제정안도 입법예고했다.

국방방첩본부령 제정안은 방첩본부 직무로 △국익에 반하는 내외국인 및 단체 △군사기밀 및 방산기술 관련 정부 기관 및 방산업체, 연구기관 △대(對)국가전복·대테러·대간첩 관련 정보 수집·작성·배포로 한정하고, 군사기밀 유출 대응활동으로 △정보검증 및 제공 △징계 및 수사의뢰 △외교조치 건의 등만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방첩본부장은 장성급 장교 또는 군무원이 맡도록 하는 내용도 있다.

국방보안지원단령 제정안에는 주요 업무를 △국방부 장관이 정하는 기관 및 단체에 대한 보안감사 △정보통신보안감사 △군사보안 관련 신원조사 △보안사고 조사 등으로 제한하고, 장성급 장교 또는 2급 이상 군무원이 단장을 맡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goldenseagul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