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주한미국대사 "美, 도움 거절한 동맹국들에 국익에 따라 행동할 수 있어"

해리 해리스 전 대사, 24일 제주포럼 참석해 발언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 ⓒ 뉴스1 오현지 기자

(서귀포=뉴스1) 임여익 기자 =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는 최근 미국의 도움 요청을 거절해온 동맹국들에 대해 "그들이 국익에 따라 (미국의 제안에)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지만, 이후 미국 역시 미국의 이익에 따라 그들에게 행동하는 게 하나의 조치일 수 있다"라고 24일 말했다. 해리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1기 정부 시절 주한미국대사를 지낸 바 있다.

해리스 전 대사는 이날 제주 서귀포시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제21회 제주포럼'에서 '최근 중동 전쟁 등을 계기로 미국과 동맹국 간 협조가 원활하지 않은 모습이 자주 노출됐다'라는 지적이 나오자, "미국의 행동에 긍정적인 평가가 따르든 부정적인 평가가 따르든 간에 그것은 개별 국익에 따른 결정이자 판단"이라며 이같이 대답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미국에 대한 한국의 3500억 달러(약 54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동맹의 훌륭한 모델"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이같은 한국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가 "상호호혜적"이라며 "신뢰와 공동 가치를 기반으로 한 한미동맹을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한과 이란의 사례를 보면 다시 강력한 동맹과 파트너십, 지속적인 방위 분야 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는 미국에서 6개의 행정부가 교체되는 동안 계속 외교의 영역에만 의존하며 북한의 핵이 고도화되는 것을 지켜봐 왔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시선을 돌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상대로 과거와는 다른 접근법을 통해 핵을 포기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새로운 접근법을 보일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집단방위인가, 집단안보인가'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세션에서는 최근 중동 전쟁 발발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미중 갈등 격화에 따른 기존의 집단안보 체제 붕괴, 그리고 새로운 동맹 중심의 집단방위 체제 부상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해리스 전 대사 외에도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로버트 힐 전 호주 국방부 장관, 기타무라 시게루 전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 등 각국의 전직 외교·안보 분야 당국자들이 참석했다.

서욱 전 장관은 "현재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핵심 과제는 동맹 자체를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강한 억지력을 유지하면서도 전략적 안정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이냐의 문제"라면서 "한미 동맹, 미일 동맹 등 기존의 체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이것이 진영 간의 경쟁과 신냉전적 질서로 이어지지 않게 적대국 경쟁국들과의 핫라인을 통한 전략적 소통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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