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다발 드론 공격 대비한다…軍 '맞아도 버티는 시설' 만든다

합참, 대드론 방호력 개선 연구 발주…탄약고·비행장 등 핵심시설 보강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의 무인정찰 및 자폭공격형 무인기 성능시험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우리 군이 동시다발적 드론 공격에 대비해 주요 군사시설의 생존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한다. 기존 레이더·미사일 중심 방공체계만으로는 대규모 드론 공격을 완벽히 막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시설 자체의 방호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18일 군에 따르면 합동참모본부는 최근 '주요 군사시설 대드론 방호력 개선'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군집드론 공격에 대비해 군사시설의 물리적·구조적 방호 능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연구다.

합참은 "최근 드론의 급속한 보급과 기술 고도화에 따라 국가중요시설과 군사시설에 대한 새로운 형태의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라며 드론을 저비용·고기동성·원격 운용이 가능해 기존 방호체계로 탐지 및 대응이 어려운 비대칭 위협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소형 자폭드론이 전차와 장갑차를 공격하는 수준을 넘어 탄약고와 공군기지, 지휘시설까지 타격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중동 전쟁에서도 드론과 미사일을 결합한 복합 공격이 주요 군사시설과 에너지 시설을 위협하는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군이 특히 주목하는 분야는 탄약고와 유류저장시설, 비행장, 지휘통제시설 등 핵심 군사시설의 취약성이다. 과거에는 두꺼운 콘크리트 벽과 방호벽이 주요 방호 수단이었지만, 최근에는 소형 드론이 시설 상부로 침투하거나 환기구·출입문·창문 등을 통해 공격할 수 있다는 점이 새로운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합참은 이번 연구에서 탄약고와 유류고의 상부 노출 문제, 창문과 출입문, 환기구 등 개구부 취약성, 전기·통신 설비 보호 대책 등을 중점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대규모 드론·미사일 공격이 이뤄지는 중 드론 한 대만 시설 틈새를 통해 침투하더라도 핵심 설비 전체가 마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북한은 600㎜ 초대형 방사포 등 단거리탄도미사일(SRBM)과 극초음속 미사일, 장사정포 등을 활용해 개전 초 수도권과 주요 군사시설을 동시다발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북한이 저비용 드론으로 우리 군의 방공체계를 소진하는 전략을 준비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전 참전으로 현대 전장에서의 드론전 교리를 터득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합참은 "적에 의해 대규모 동시다발 드론 공격 또는 포병 및 미사일과 혼재된 섞어쏘기 공격에 대비하기에는 기존의 레이더 및 미사일 중심 방공 체계만으로 완벽한 차단이 어렵다"라며 "시설 인프라 자체의 물리적·구조적 방호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최근 5년간 주요 군사시설을 대상으로 한 해외 드론 공격 사례를 분석하고, 미국과 이스라엘 등 주요국의 방호 기준과 제도를 조사할 예정이다.

아울러 군집드론 충돌과 폭발 충격을 줄일 수 있는 그물망 구조물과 차폐벽, 방폭시설 등 물리적 방호 공법을 검토하고, 기존 시설에 적용할 수 있는 보강 기술도 연구한다. 드론 탐지·무력화 장비와 시설 방호체계를 연계하는 방안 역시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군 안팎에서는 방호 개념이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에는 적 항공기와 미사일을 탐지해 요격하는 게 방호의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일부 공격이 방어망을 통과하더라도 시설이 살아남아 작전을 계속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중요해졌다는 점에서다.

군 관계자는 "드론 탐지-식별-타격의 소프트킬·하드킬 중심 논의는 활발하지만 시설물 자체를 보호하기 위한 특수 공법, 방호 자재 사양, 구체적인 소요 예산 데이터 등은 상대적으로 미흡해 국내 방호 대응 기술 기준을 정립하기 위한 표준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합참은 이번 연구 결과를 향후 주요 군사시설 방호 기준 개정과 중장기 시설 보강 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실무 부대가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표준 시공 매뉴얼과 방호 지침도 마련하기로 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