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150배 제한보호구역 해제…민통선도 MDL 평균 6㎞로 북상(종합)
국방부, 군사시설 규제 개선안 발표…전체 보호구역 중 약 10% 완화·해제
여의도 90배 면적의 접경지 통제보호구역 완화…군사장애물 철거도 추진
- 허고운 기자,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김예원 기자 = 국방부가 접경지 일대에서 여의도 면적의 약 150배 규모의 제한보호구역을 해제한다. 접경지역 민간인통제선(민통선)도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평균 6㎞ 수준으로 북상 조정해 여의도 면적의 약 90배에 달하는 통제보호구역을 제한보호구역으로 완화한다.
국방부는 17일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민군 상생을 위한 국방 분야 규제 완화'를 적극적으로 이행하고 병역자원 감소 및 무기체계 발전 등 안보환경 변화에 부합하도록 군사시설 규제 개선을 추진한다"라고 발표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직접 발표자로 나서 "오늘 국방부는 수십년간 유지돼 온 군사시설 규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이정표를 제시하고자 한다"라며 "과거의 군사시설 규제는 당시의 환경에는 적합했으나, 오늘날의 현실은 새로운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간 국방부는 영농, 안보관광, 개발 등 지역사회 요구에 사안별로 대응해 왔는데, 이번 규제 개선은 선제적으로 미래 작전환경에 부합하도록 민통선을 조정하고 MDL 이남 제한보호구역을 해제해 접경 등 지역과 상생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민통선 조정은 이번 규제 개선의 핵심이다. 민통선은 군사활동 보장을 위해 민간의 출입을 통제하는 선이다. 정전협정 이듬해인 1954년 미군이 군사시설 보호와 보안 유지를 목적으로 설정했으며, 비무장지대(DMZ)를 포함해 남북 간 일종의 완충지대로 운영돼 왔다.
국방부는 지역별로 지형 여건과 작전계획 등을 검토한 결과 민통선을 MDL로부터 평균 6㎞ 정도로 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으며, 이에 따라 여의도 약 90배 면적의 통제보호구역이 제한보호구역으로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통제보호구역은 군사분계선 인접 지역 등 고도의 군사활동 보장이 필요한 지역으로, 통제보호구역이 제한보호구역으로 완화되면 군 당국의 허가를 받아 건축물 신축 등이 가능해진다.
현재 민통선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MDL 이남 약 8㎞에 설정돼 있다. 이번 조정으로 평균 2㎞가량 북상하는 셈이다. 안 장관은 지난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 거리를 5㎞까지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발표된 '평균 6㎞'와 안 장관이 언급했던 '5㎞' 사이의 차이에 대해 "평균치라서 편차가 있다"라며 "당시 장관은 대략적인 방향을 말한 것으로 큰 차이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서부지역과 동부지역은 편차가 심하다"라며 "서부지역은 MDL 이남 1㎞까지 좁아지는 곳도 있을 수 있고, 동부는 산악 등 지형을 고려해 그보다 약간 더 먼 거리도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지역에 대해서는 "토지 이용 규제가 해제되는 효과가 있다"라며 "의도하지 않은 부동산 관련 문제가 있을 수 있어 관할부대별 작전성 검토와 측량, 국방부 및 합참 보호 심의를 거쳐 최종 고시할 때 발표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민통초소 이전과 경계펜스·CCTV 설치 등 통제수단을 보완한 뒤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민통선을 조정할 계획이다. 민통선 조정에 필요한 비용은 '특별한 희생에 대한 특별한 보상' 차원에서 국방예산을 투입하고, 민통선의 효율적인 설치·유지·운영을 위해 지방정부와 협업할 예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민통선 북상으로 작전상 제한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일부 민통선 조정은 작전환경의 변화, 작전계획의 변화, 국민 편익 증진, 국민 안전까지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관련 예산을 투입해 철책과 초소 등을 보완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규제개선으로 통제보호구역에서 제한보호구역으로 완화되는 면적은 약 250~260㎢, 제한보호구역에서 해제되는 면적은 약 450㎢로 추정된다. 전체 군사시설보호구역 중에서는 10%에 조금 못 미치는 규모의 규제가 완화되거나 해제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보호구역 해제와 민통선 조정 면적은 지도상에서 판단한 수치로, 실제 지형측량과 작전부대별 검토 과정에서 변동될 수 있으며, 향후 작전환경 변화에 따라 다시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는 지역이 발생할 수 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국방부는 아울러 MDL 이남 제한보호구역도 상당수 해제를 추진하는 등 '최적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제한보호구역은 MDL 이남 25㎞ 범위 이내의 지역 중 민통선 이남 지역으로, 국방부는 '필요최소'의 원칙에도 불구하고 군사작전상 중요성이 낮은 지역까지 포함해 일괄적으로 지정돼 있는 제한보호구역 지정기준을 개선해 군사작전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지역 개발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는 군사기지 및 시설별 보호거리와 최신 무기체계 등 실제 작전요소를 반영해 보호구역 범위를 최적화한 결과 여의도의 약 150배 면적의 제한보호구역을 해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예전에는 무기체계와 전장환경이 지금과 달랐다"라며 "새로운 무기체계와 전장환경 변화를 고려했다"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올해 후반기부터 부대별 작전성 검토와 지형측량을 실시한 뒤 준비가 완료된 곳부터 순차적으로 보호구역을 해제할 계획이다.
제한보호구역은 군사작전 수행이나 주민 안전 확보를 위해 필요한 구역을 의미한다. 해제될 경우 군과의 협의 없이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제한보호구역이 해제되면 "완전히 일반 땅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에는 별도 법령 개정이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군사시설보호구역의 해제·완화는 국방부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 심의를 거쳐 국방부 장관이 고시하면 효력이 발생한다.
국방부는 접경지역 주민 불편 해소를 위한 추가적 조치도 마련했다.
우선 접경지역 도시화와 유동인구 증가에 따라 경관 훼손과 교통정체 원인으로 지적돼 온 군사장애물의 작전상 필요성을 재검토한다. 2027년에는 지방정부가 철거를 요구한 군사장애물 가운데 군사적 효용성이 감소한 23개소를 우선 철거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 전수조사를 거쳐 연차별 개선계획도 수립한다.
군사장애물은 전차나 장갑차의 이동을 막기 위한 대전차 방벽, 용치, 낙석 장애물 등을 의미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단일 도로망이라 전차가 특정 접근로로 이동하는 것을 막는 방식이었지만, 이제는 도로가 새로 생기고 우회도로가 생기면서 효용성이 떨어졌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대면·수기 중심 출입행정과 군 내부망 기반 체계로 인해 출입 대기와 행정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인터넷과 모바일 앱 기반 출입신청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출입 절차를 표준화하고 간편 인증을 활용해 신원확인과 출입조치 시간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국방부는 올해 안에 개념연구(ISP)를 완료하고 2027년부터 시스템 구축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농업용 드론 비행 승인 절차도 간소화된다. 국방부는 연 2회 단위로 농업용 드론 비행 사전 승인을 받은 경우 승인된 지역과 기간 내에서는 비행 하루 전 인가 신청만으로 비행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개선하기로 했다. 비행 승인 범위는 지번 단위에서 행정구역(면·리) 단위로 확대하고 제출 서류는 기존 7종에서 5종으로 줄인다.
아울러 국방부는 지방정부가 지역개발사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군 유휴지 위치와 규모 등 정보를 맞춤형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군 유휴지 정보 제공은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실시하며 올해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지방정부 수요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이번 조치가 한미연합작전이나 일반전초(GOP) 경계작전 조정과는 별개라는 점도 설명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민통선은 한미 간 작전 개념이 아니라 군사시설보호법상 국민 출입과 토지 이용을 규제하기 위한 법적 근거에 따른 것"이라며 "한미 연합작전과는 아예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번 군사시설 규제 개선 정책이 안보를 튼튼히 하면서도 국민 편익을 제고할 수 있도록 예산 편성, 지방정부와의 협의, 작전성 검토 등 후속조치를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어 "안보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군사작전 여건을 보장하면서도 국가안보의 최전선에서 오랜 기간 희생을 감내해 온 접경지역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안보와 국민 편익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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