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 MDL서 평균 6㎞로 북상…여의도 90배 통제보호구역 완화

군사시설 규제 개선안 발표…전국서 여의도 150배 넓이 제한보호구역 해제
민통선 출입 디지털화·농업용 드론 규제 완화·군사장애물 철거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에 바리케이트가 설치되어 있다. 2024.10.16 ⓒ 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국방부가 접경지역 민간인통제선(민통선)을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평균 6㎞ 수준으로 조정해 여의도 면적의 약 90배에 달하는 '통제보호구역'을 '제한보호구역'으로 완화한다. 또 접경지의 제한보호구역도 해제를 추진하는데, 이는 여의도 면적의 150배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는 17일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민군 상생을 위한 국방 분야 규제 완화'를 적극적으로 이행하고 병역자원 감소 및 무기체계 발전 등 안보환경 변화에 부합하도록 군사시설 규제 개선을 추진한다"라고 발표했다.

그간 국방부는 영농, 안보관광, 개발 등 지역사회 요구에 사안별로 대응해 왔는데, 이번 규제 개선은 선제적으로 미래 작전환경에 부합하도록 민통선을 조정하고 MDL 이남 제한보호구역을 해제해 접경 등 지역과 상생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2027년부터 단계적 조정…지역 재산권·생활권 보장 폭 넓어진다

이번 규제개선의 핵심은 민통선 조정이다. 민통선은 군사활동 보장을 위해 민간의 출입을 통제하는 선이다. 정전협정 이듬해인 1954년 미군이 군사시설 보호와 보안 유지를 목적으로 설정했으며, 비무장지대(DMZ)를 포함해 남북 간 일종의 완충지대로 운영돼 왔다.

국방부는 지역별로 지형여건과 작전계획 등을 검토한 결과 민통선을 MDL로부터 평균 6㎞ 정도로 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으며, 이에 따라 여의도 약 90배 면적의 통제보호구역이 제한보호구역으로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민통선은 인천 강화군부터 경기, 강원 고성군까지 걸쳐 있으며, 3차례 조정 끝에 현재 MDL로부터 10~27㎞ 수준으로 범위가 설정돼 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 거리를 5㎞까지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민통선에 포함된 토지에선 건축물 신축, 수산동식물의 포획 및 채취 등이 금지된다. 그 때문에 재산권과 생활권에 직접 영향을 받는 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해당 지역의 범위를 조정해달라는 요구가 수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방부는 민통초소 이전과 경계펜스·CCTV 설치 등 통제수단을 보완한 뒤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민통선을 조정할 계획이다. 민통선 조정에 필요한 비용은 '특별한 희생에 대한 특별한 보상' 차원에서 국방예산을 투입하고, 민통선의 효율적인 설치·유지·운영을 위해 지방정부와 협업할 예정이다.

여의도 150배 면적의 제한보호구역 해제 추진

국방부는 이날 MDL 이남 제한보호구역도 최적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제한보호구역은 MDL 이남 25㎞ 범위 이내의 지역 중 민통선 이남 지역으로, 국방부는 '필요최소'의 원칙에도 불구하고 군사작전상 중요성이 낮은 지역까지 포함해 일괄적으로 지정돼 있는 제한보호구역 지정기준을 개선해 군사작전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지역 개발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군사기지 및 시설별 보호거리와 최신 무기체계 등 실제 작전요소를 반영해 보호구역 범위를 최적화한 결과 여의도의 약 150배 면적의 제한보호구역을 해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방부는 올해 후반기부터 부대별 작전성 검토와 지형측량을 실시한 뒤 준비가 완료된 곳부터 순차적으로 보호구역을 해제할 계획이다.

다만 민통선 조정과 보호구역 해제 면적은 지도상에서 판단한 수치로, 실제 지형측량과 작전부대별 검토 과정에서 변동될 수 있으며, 향후 작전환경 변화에 따라 다시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는 지역이 발생할 수 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통제보호구역은 군사분계선 인접 지역 등 고도의 군사활동 보장이 필요한 지역, 제한보호구역은 군사작전 수행이나 주민 안전 확보를 위해 필요한 구역을 의미한다. 통제보호구역이 제한보호구역으로 완화되면 군 당국의 허가를 받아 건축물 신축 등이 가능해지고, 보호구역이 해제될 경우 군과의 협의 없이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접경지역 주민 불편 해소 위한 방안 추가 발표…군사장애물 필요성 재검토

국방부는 접경지역 주민 불편 해소를 위한 추가적 조치도 마련했다.

우선 접경지역 도시화와 유동인구 증가에 따라 경관 훼손과 교통정체 원인으로 지적돼 온 군사장애물의 작전상 필요성을 재검토한다. 2027년에는 지방정부가 철거를 요구한 군사장애물 가운데 군사적 효용성이 감소한 23개소를 우선 철거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 전수조사를 거쳐 연차별 개선계획도 수립한다.

현재 대면·수기 중심 출입행정과 군 내부망 기반 체계로 인해 출입 대기와 행정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인터넷과 모바일 앱 기반 출입신청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출입 절차를 표준화하고 간편 인증을 활용해 신원확인과 출입조치 시간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국방부는 올해 안에 개념연구(ISP)를 완료하고 2027년부터 시스템 구축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농업용 드론 비행 승인 절차도 간소화된다. 국방부는 연 2회 단위로 농업용 드론 비행 사전 승인을 받은 경우 승인된 지역과 기간 내에서는 비행 하루 전 인가 신청만으로 비행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개선하기로 했다. 비행 승인 범위는 지번 단위에서 행정구역(면·리) 단위로 확대하고 제출 서류는 기존 7종에서 5종으로 줄인다.

아울러 국방부는 지방정부가 지역개발사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군 유휴지 위치와 규모 등 정보를 맞춤형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군 유휴지 정보 제공은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실시하며 올해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지방정부 수요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이번 군사시설 규제 개선 정책이 안보를 튼튼히 하면서도 국민 편익을 제고할 수 있도록 예산 편성, 지방정부와의 협의, 작전성 검토 등 후속조치를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어 "안보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군사작전 여건을 보장하면서도 국가안보의 최전선에서 오랜 기간 희생을 감내해 온 접경지역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안보와 국민 편익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