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마음 얻었다" 캐나다 잠수함 수주 가능성은…2주 안에 '결판' 주목

캐나다 의회 휴회 전인 6월 말에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가능성
도산안창호함 태평양 횡단으로 성능 과시·산업협력 패키지 총력전

해군의 3000톤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SS-III)이 2일(현지시간) 한국-캐나다 연합협력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캐나다 서부 빅토리아에 있는 에스퀴몰트 기지에서 출항하고 있다.(해군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6.3 ⓒ 뉴스1

(서울=뉴스1) 허고운 김예원 기자 =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임박하면서 정부와 방산업계가 막판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12일 방산업계 등에 따르면 캐나다는 의회가 여름 휴회에 들어가기 전인 6월 말 최대 12척 규모의 잠수함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CPSP 사업은 건조와 후속 군수지원까지 포함하면 60조 원대 규모로 예상된다.

현재 수주전은 한국의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원팀'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의 양강 구도로 압축된 상태다. 한국은 장보고-Ⅲ 기반 잠수함을, 독일은 212CD 모델을 앞세워 경쟁하고 있다.

군과 방산업계 안팎에서는 최근 한국의 경쟁력이 크게 부각되면서 한때 열세로 평가받던 구도가 접전 양상으로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방위사업청 내부에서도 수주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용철 방위사업청장도 최근 뉴스1 인터뷰에서 "전부터 캐나다 해군은 우리 잠수함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해군 지휘부들이 교류하는 과정에서 보이는 태도가 호의적"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군은 사업자 선정 직전까지 전방위 지원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 우리 해군의 3000톤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이 태평양을 횡단해 캐나다에 도착, 캐나다 측과 연합훈련을 한 것이 캐나다 측의 마음을 크게 움직였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도산안창호함은 지난 3월 진해를 출항해 괌과 하와이를 거쳐 캐나다 빅토리아까지 약 1만4000㎞를 항해했다.

대한민국 잠수함이 태평양을 횡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캐나다 해군의 승조원이 중간 기착지인 하와이에서 합류해 캐나다까지 함께하며 우리 잠수함의 성능을 몸소 체험하기도 했다. 군 안팎에서는 이번 훈련이 한국 잠수함의 성능과 장거리 작전 능력을 캐나다 측에 직접 보여주는 '실물 시연' 성격이 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캐나다 해군 잠수함 승조원 레미외(Lemieux) 상병이 2일(현지시간) 한국-캐나다 연합협력훈련 참가를 위해 캐나다 서부 빅토리아 에스퀴몰트 기지에 있는 한국 해군 3000톤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SS-III)에 탑승하고 있다. (해군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6.3 ⓒ 뉴스1

한국이 제안한 장보고-Ⅲ 기반 잠수함은 실제 운용 중인 플랫폼인 반면, 독일이 제안한 212CD는 아직 개발 단계라는 점에서 '실물 시연'은 이번 경쟁에서 한국이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로 꼽힌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캐나다를 두 번 방문해 경제·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업계도 캐나다 정부가 중시하는 산업 협력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화오션(042660)은 조선·방산·자동차·에너지·우주항공·첨단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100개 이상의 캐나다 기업·기관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 공급망 참여, 인력 양성 방안 등을 포함한 산업협력 패키지도 제시한 상태다.

HD현대중공업(329180) 역시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 데이비조선소, 어빙조선소 등과 협력 관계를 확대하며 연구개발과 함정 건조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조선·에너지·건설기계 계열사들도 캐나다 현지 협력 사업에 참여하며 수주 지원에 나서고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사무총장은 "한국 정부와 업체들이 산업 협력과 방산 협력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카드는 사실상 대부분 제시한 상황"이라며 "과거에는 독일이 정치·외교적 측면에서 앞선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지금은 한국이 상당히 치고 올라온 상태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신 사무총장은 이어 "독일도 최근 들어 납기 단축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독일이 제시한 잠수함은 아직 개발 단계인 반면 한국은 실제 운용 중인 잠수함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독일이 막판 공세를 강화하는 것 자체가 그만큼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은 "이제는 기술적 경쟁을 넘어 정치적 판단의 영역이 남아 있다고 볼 수 있다"라며 "이번 사업이 단순한 잠수함 도입이 아니라 한국과 캐나다 간 장기적인 국방·안보 협력 파트너십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협력과 북극항로, 공급망 협력 등을 고려할 때 한국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hgo@news1.kr